7일 사장직 취임 '신경영' 선언, 전임 사장과 선긋기 강조

▲ 7일 대전 KT&G 인재개발원에서 백복인 신임사장이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일요경제=신관식 기자]T&G가 7일 대전의 KT&G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백복인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그가 현재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향후 사장직 수행에 험로가 예상되기도 한다.

자진사퇴한 민영진 전임사장 뒤를 이은 백 신임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지속성장을 향한 '새로운 KT&G'를 만들기 위해 신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하고 '투명·윤리', '소통·공감', '자율·성과' 등을 3대 경영 어젠다로 제시했다.

그는 "투명·윤리 경영은 회사 생존과 지속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윤리경영 담당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과거 부조리와 적폐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종합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전임 사장 시절과의 선긋기를 강조했다.

백 신임사장은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으로 1993년 입사 후 23년 동안 사내 주요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절묘하게도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직에 공식 선임되기 직전 검찰의 재수사 소식이 알려졌다.

이미 혐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 다시 불거지면서 후보적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은 백 부사장이 KT&G의 남대문 부지 개발 사업 과정에서 한 용역업체에 용역비 40여억 원을 과다하게 지급했고, 백 부사장이 깊숙하게 개입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또 KT&G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만드는데 개입한 정황을 잡고 계좌 추적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 핵심 증인이었던 용역업체 사장을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재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3년 경찰은 백 부사장이 용역업체 N사 대표 G모씨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종용했고,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증인도피)를 잡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2010년 KT&G가 청주시에 연초제조창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백 부사장이 연루됐는지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청주시가 KT&G가 요구하는 금액에 가깝게 매각 가격을 매겨주고 이 대가로 청주시 공무원이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백 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확정했던 KT&G 사장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담배사업의 전문성은 물론 백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증했다”며 “특히 계열사 인수, 신설 및 각종 부동산 매각건 등에 대해서는 백 후보자가 당시 마케팅본부에서 근무했을 때 이뤄져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백 후보자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들어 검찰이 서울 강남 KT&G 사무실과 계열사인 소망화장품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민영진 전 사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을 수사대상에 포함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백 신임사장의 지휘권 안정에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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