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제·대통령제 실패 후 최종 선택한 사회주의"

▲ 시진핑 주석이 지난 19일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0년만에 영국을 방문했다.

[일요경제= 문유덕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은 역사의 선택과 인민의 선택에 의해 사회주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입헌군주제, 의회제, 대통령제 등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최종적으로 사회주의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1일 런던 금융가의 연회장에서 가진 만찬 연설에서 "100여년전 중국인민이 세계에 눈을 떠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 길을 찾고자 노력했고, 중국 민주혁명의 선구자인 쑨중산(孫中山·쑨원) 선생이 영국에서 학문을 탐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 언론들이 22일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대해 "역사의 선택이며 인민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 철학자 러셀의 말에 빗대자면 중국인만이 스스로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장기간 해결방식을 모색해야만 비로소 항구적인 계획이 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이 의회 민주주의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이런 견해를 밝힌 것은 중국의 '일당 독재'를 비판해온 미국과 유럽을 향해 공개적 반론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벨기에에서도 의회제, 다당제 등을 '과거 실패했던 제도'라고 못박으며 유사한 메시지를 피력한 바 있다.'

 

시진핑 연설 모습(EPA=연합뉴스)

그는 "중국인민이 걷는 길은 역사적 선택의 길이며 길은 운명을 결정한다"며 "한 국가와 민족은 스스로 조건에 적합한 길을 찾을 때만이 스스로의 발전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개혁개방 37년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6억 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 인민이 정확한 길을 가고 있음이 충분히 증명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드시 똑같이 행할 필요 없이 현재 상황에 적합해야 하며, 또 반드시 똑같이 다스릴 필요 없이 민중의 이익에 맞아야 한다'(履不必同 期於適足 治不必同 期於利民)라며 중국에 서구식 민주주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은 대대로 변혁과 혁신을 중시한다"고 전제한 뒤 "중국 사회주의도 교과서 속의 교조(주의)나 판에 박힌 경직된 규율이 아니며 실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전·변화하는 생명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실체를 사회주의 시장경제, 민주정치, 선진문화, 조화사회, 생태문명, 사회의 공평·정의 실현, 인민 전체 공통의 부 실현 등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런던의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재계 모임 연설에서는 "양국간 협력을 심화시키고 서로 통하게 하고 실질적이고 새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심'(深), '통'(通), '실'(實), '신'(新) 등 4글자를 양국 협력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그는 세계경제와 관련해서는 "미래가 불확실한 때에는 확고한 믿음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며 "역사적 경험과 경제의 규칙으로 볼 때 세계 경제는 언제나 순풍에 돛단 듯이 가진 않지만, 성장과 발전은 대세"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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