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여명, 9억5천여만원 사기 당해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제2·3금융권의 고리 대출을 정부가 추진하는 저금리의 대출로 전환해주겠다고 속여 전화금융사기를 일삼은 국내 인출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모(35)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중국 총책으로 알려진 중국인 A씨 등과 공모, 지난 7월 29일 낮 12시께 B(45·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30% 대의 고리 대출을 10% 대의 햇살론으로 대환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상환금과 수수료로 명목으로 1천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올 7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모두 230여 명으로, 금액은 9억5천여만원에 달했다.

A씨 등은 자신들을 국내 유명 캐피털사로 소개, 고금리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2금융권으로부터 34.9% 금리로 1천만원을 대출한 B씨의 경우 "원금과 10%의 수수료만 내면 햇살론으로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았다.

A씨 등의 지시를 받은 이씨는 피해자들이 보내온 돈을 인출, 1.5%는 자신이 갖고 나머지는 중국으로 송금하는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A씨 등이 갖고 있는 대포통장 160여 개를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이씨는 경찰에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고 A씨 등에게 고용돼 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은 대포통장을 서울 지역의 여성안심택배 보관함에 배달하도록 했다"며 "퀵서비스 기사가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으면 A씨의 지시를 받은 이씨가 찾아 돈을 인출·송금하는 수법으로 접촉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중국 총책 A씨 등의 뒤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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