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요구로 예비비 제출된 사례 발견…최경환 거짓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부별정책질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간사가 국정교과서 반대 메모를 보고 있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해 지난주 종합 정책질의에 이어 2일 경제분야 정책질의를 시작했으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의 예비비 편성 관련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이날까지 나흘 연속 제기된 예비비 자료 제출과 관련, 야당 의원들은 "선례가 없어 제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정부측의 '거짓 답변' 논란으로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도 44억원의 국정화 예비비 편성 내역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세게 요구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사흘 동안에도 계속 '(자료를) 준다, 못 준다'로 승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제출 거부로 마무리됐고, 마무리하면서 위원장님께서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며 김재경 예결위원장에게 정부 측에 대한 조치를 다시 압박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예비비 사용 내역은 내년도 5월31일까지 제출하게 돼 있는데, 이를 7개월 앞당겨 지금 내놓으라고 국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요구할 권한은 없다"며 "이건 일종의 월권"이라고 정부 측을 거들었다.

공방이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지난주 회의 중간 중간, 또 마지막까지 정부의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했고, 또 제 나름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는데 주말 동안 (야당) 의원에게 전혀 설명이나 제출이 안 된 걸로 들었다"며 "예결위로서는 상당히 유감"이라고 언급한 뒤 정부에 이날 정오까지 자료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자료 제출 요구가 거듭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답변이 계속 달라져 국회를 기만했다는 주장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애초 정부는 사후 승인 대상인 예비비 내역을 국회에 미리 제출한 선례가 없다고 했다가, 이후에는 정부 스스로 공개한 적은 있지만 국회 요구에 따라 제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과 달리 국회 요구로 제출한 사례가 있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의원은 "2010년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경비, 2013년 대통령 당선자 예우 및 인수위원회 운영비 등의 예비비를 국회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제출했다"며 "한번 거짓말을 하다 보니 거짓이 거짓을 낳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정부 측 답변자로 나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겠다"면서도 "거짓말이라고 하면 듣기 (거북하다)"고 맞섰다.

또 "국회가 예비비 44억원의 구체 내역을 요구하는 이유가 사전적으로 행정부를 통제한다는 인식"이라면서 "헌법과 국가재정법이 (예비비 편성·집행의) 재량을 행정부에 줬다"며 야당의 요구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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