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하나에 20만원, 면회객 "비싸지만 어쩔수 없어"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매주 월, 수, 목요일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 앞 국도 1호선 왕복 4차로인 득안대로 일대 2~3㎞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입영일이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면회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1998년도에 폐지됐던 논산훈련소 영외면회가 2012년부터 충남 논산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과 협의해 어렵게 부활시켜 현재 수요일과 목요일에 영외면회가 가능해지면서 논산훈련소 주변은 온통 무질서와 바가지 요금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가족이나 애인, 친구들이 영외면회를 위해 주변 시설공간을 이용해야 하는데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펜션이나 식당 한쪽에서 4∼5시간 정도 쉬는데 최소 10만원 이상 줘야 한다. 이 때문에 면회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면회객들에 따르면 매주 수요일마다 쏟아져 나오는 훈련병은 1700여명, 목요일엔 1만5천여명이나 되면서 장병을 만나려고 전국에서 온 가족 등 7천여명이 펜션으로 몰리게 되면서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기본이 10만원, 웬만한 방은 20만원까지 줘야 구할 수 있다. 시간당 최고 4만원이 넘는 꼴이다.

▲ 육군훈련소로 가는 차량들이 편도 2차선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1주일에 세 번 이상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논산시 제공>

부모들이 자녀에게 따뜻한 목욕을 시키고 조금이라도 편안한 가운데 음식을 제공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을 이용한 바가지 요금에 숙소 예약 경쟁까지 부추기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공간을 내주는 곳도 여러 곳이 있다. 방을 못 구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10만원 정도 주고 식당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 면회객은 "원룸 같은 작은 공간을 12만원에 빌렸다"며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방을 구할 수가 없어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훈련소 홈페이지에도 불만 글이 폭주하고 있다.

훈련병의 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자식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쉬고 가게 하려는 부모 마음을 이용해 가격을 높여 부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며 지자체의 현장 점검 필요성을 지적했다.

훈련소 영외면회는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1998년에 폐지됐다가 2012년에 부활했다.

시 관계자는 "바가지요금 등을 차단하기 위해 계도활동을 펴고, 불편사항을 관찰해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훈련소 인근과 면회 위수지역인 30분 이내 거리인 양촌, 벌곡, 탑정저수지 주변에는 모두 200여개의 숙박업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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