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출제위원장 "만점자 비율은 고려하지 않았다"…난이도 쉬운 수능 유지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은 매년 갑자기 기온도 뚝 떨어지고 시험 난이도에 따라 수험생과 가족들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늘 포근한 날씨 속에 치러진 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처럼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해 올해 6월과 9월 시행한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으로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가운데)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룸에서 전반적인 수능시험 출제 원칙 및 출제 경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EBS 교재 활용도를 높여 사교육을 줄인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에 맞춰 EBS 교재와의 출제 연계율도 예년의 70% 수준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했다.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은 이준식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오전 8시4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 속에서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도록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어와 영어영역은 출제 범위를 바탕으로 해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으며 수학,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의 평가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A/B형 수준별 시험인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는 출제 과목의 교육과정에 맞추고자 했으며 선택과목 간 응시집단의 수준과 규모가 유동적인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가운데)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룸에서 전반적인 수능시험 출제 원칙 및 출제 경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찬홍 수능 검토위원장, 왼쪽은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EBS 교재와의 연계율에 대해 "문항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이라며 "연계 방식은 영역, 과목별 특성에 따라 개념이나 원리, 지문이나 자료, 핵심 제재나 논지 등을 활용하거나 문항을 변형, 재구성하는 방법 등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수능이 '물수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쉬워 만점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과 관련, "올해 출제에서는 만점자 비율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영역별로 예상 정답률 20∼30%인 최고난도 문제는 과목별로 적게는 2∼3문항, 많게는 4∼5문항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지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와 관련해서는 "심적 부담이 컸지만 검토위원장 신설 등을 통해 문항 오류 가능성을 중점 점검하고 평가위원 증원을 통해 전문성을 보완하는 등 문항 오류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돼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사회/과학/직업탐구,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으로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시험에는 재학생 48만2054명, 졸업생 14만9133명 등 총 63만1187명이 응시했다.

수능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 가운데 맹인 수험생(33명)에게는 점자 문제지와 음성 평가 자료를 배부하고 2교시 수학 영역에서는 필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점자정보 단말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저시력 수험생(101명)에게는 축소 또는 확대 문제지를 배부했으며 청각장애 수험생(277)에게는 듣기평가를 지필검사로 대체했다고 평가원은 덧붙였다.

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3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성적은 다음달 2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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