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불임금을 받기위해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철근이 앙상한 건물에 올라가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는 공사현장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많은 관광객과 이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제주에 주택건설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제주시 도남동의 한 공사 현장에는 18일로 엿새째 공사 근로자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근로자들은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철근이 앙상한 4층 높이 건물에 올라가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공 농성을 벌이던 한 근로자는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으며 일부 근로자는 가스통을 들고 시위하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하도급 업체에서 불러온 이들 근로자 40명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말까지 일한 금액 총 1억1천여만원을 받지 못했다.

시공사가 밀린 임금을 준다고 약속을 해놓고도 이를 계속 미뤄오자 근로자들은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이달 초 신청했다.

그런데 같은 공사장에서 다른 하도급 업체의 공사가 발주되자 불만이 고조된 근로자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제주시 일도동의 또다른 공사 현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근로자 수십여 명은 공사 현장 유치권을 신청, 공사장을 사실상 점거하고 있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임금을 주지 못해 도내 공사 현장 곳곳에서 파행을 빚고 있다.

제주에는 2013년부터 관광객이 연간 1천만 명 이상 몰려드는 데다 매월 평균 1천 명에 이르는 이주민들로 숙박업소 및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건축허가 건수는 1만2302건에 면적으로는 389만1776㎡다.

이는 전년 7960건, 346만6668㎡에 견줘 건수는 54.5%, 면적은 12.3% 각각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물을 짓기만 하면 돈이 되는 상황에서 건설 경기가 호황을 맞은 가운데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고 복잡한 원도급과 하청 업체 간 복잡한 관계 등이 이런 문제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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