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케리 미국 국무부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라오스를 시작으로 중국 방문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순방을 25일 시작했다.

케리 장관은 27일 중국으로 건너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고위 관리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 관리는 "케리 장관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북한의 능력을 억제하는 데 중국이 북한의 생명줄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려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중국의 접근법은 북한에 통하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는 종전에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무부 관리는 이런 태도 변화와 관련, "중국이 북한에 우호적으로 다가갔으나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돌아서서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사실은 말귀를 못 알아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넘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무부 관리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취재진을 만나 "북한은 어떤 형식으로든 중국을 거쳐야 국제사회와 교역할 수 있다"고 밝혀 중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국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케리 장관의 또 다른 임무는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그는 이날 아세안(ASEAN) 10개국의 의장국을 맡은 라오스를 방문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응한 연합전선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압박하는 자리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꺼집어 낸다면 중국은 당연히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행동에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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