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부자 대학이 더 많은 기부금을 가져가면서 미국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단체 교육지원위원회(CAE) 조사에 의하면 2015년 미국 대학들이 모금한 기부금 총액에서 상위 10개 대학이 받은 기부금 비중은 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모금 총액은 403억 달러(약 48조7천831억 원)로 역시 역대 최다였지만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상위 10개 대학의 모금 비중은 2000년 15%를 기록하고 2004년 14%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15%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2년 17%를 돌파했고 지난해 18%에 이르렀다.

스탠퍼드대는 지난해 16억3천만 달러(약 1조9천731억 원)를 기부받아 미국 대학 연간 기부금 최다 모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위였던 하버드대는 10억5천만 달러(약 1조2천710억 원)를 모아 뒤를 이으면서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는 CAE 조사에서 지난 16년간 14차례 1, 2위를 주고 받았다.

▲ 미국 하버드 대학교

서던캘리포니아대(USC)가 6억5천300만 달러(약 7천904억 원)로 3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가 6억900만 달러(약 7천371억 원)로 4위, 코넬대가 5억9천만 달러(약 7천141억 원)로 5위에 올랐다.

대학사회 내에도 부의 집중이 심화한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부유층이 어디에 기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유명 대학에 대한 기부는 불평등을 영속화한다는 비판과 반대로 장학금 등으로 접근 기회를 넓힌다는 옹호 의견이 충돌한다.

지난해 존 폴슨이라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하버드대 공대에 4억 달러(약 4천842억 원)를 기부해 미국 대학 역사상 단일 기부 최고액을 기록했을 때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유명 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당시 "가난한 자들을 돕거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에 필요하지도 않은 4억 달러를 주거나. 현명한 선택입니다 존!"이라며 비꼬았다.

폴슨은 "나는 금수저가 아니었다. 뉴욕의 공립학교를 나왔고 장학금을 받아 하버드대에 갔으며 재정 지원에 무척 감사했다"며 "내 기부금은 재정 지원과 장학금에 사용될 것이다. 대학 진학이 얼마나 비싼지 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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