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문유덕 기자]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각 당 후보를 뽑는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개표결과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뒤집고 승리를 거뒀다.

뉴햄프셔 주에서 10일 오후 2시30분께(현지시간) 개표 작업을 완료한 결과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는 60.40%의 득표율을 기록해 37.95%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22.45%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뉴햄프셔 경선은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 대회)와는 달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다수의 일반 유권자가 참여해 ‘민심의 풍향계’로 불린다.

이번 뉴햄프셔 경선에서 주류 정치권 밖의 인물들이 양당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샌더스는 1981년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 시절부터 34년간 무소속 정치인이었으며, 지난해 11월에야 처음 당적을 가졌다.

이날 선거 결과는 무능한 워싱턴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는 뉴햄프셔 주 콩코드 고교에서 가진 축하 집회에서 “이번 승리는 유권자들이 진짜 변화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낡아빠진 워싱턴 정치와 자기네들의 잇속만을 차리는 월스트리트에 미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외쳤다.

그리고 트럼프도 맨체스터 이그제큐티브 연회장 축하 집회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무역 전쟁에서 중국을 이기고 멕시코와의 국경에는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9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뉴햄프셔 주의 투표율이 62%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빌 가드너 뉴햄프셔 주 내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의 숫자가 5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88만2959명(2월5일 발표 기준)의 62.3%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투표율을 올렸던 1992년의 61%를 웃도는 것이다. 8년전인 2008년에는 53만 명이 표를 행사해 투표율이 60.2%였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을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은 26만8천여 명이고 공화당은 28만2천여 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뉴햄프셔 주에 공식 등록된 민주당원은 23만1376명, 공화당원은 26만2111명이고 나머지 38만9472명은 어느 정당에도 등록하지 않은 무소속이다.

그러나 무소속 유권자는 투표소에 입장하면서 자유롭게 정당 등록이 가능하고 투표 후에는 곧바로 당적을 버릴 수 있도록 돼있다.

뉴햄프셔 주 내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지역은 중부 호숫가에 위치한 라코니아로 65%를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의 뜨거운 경선 참여 열기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는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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