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금품상납·다른 광고주, 대행사로 수사 확대

▲ KT&G의 민영진 전 사장(아래)이 구속될 때 한차례의 위기?를 넘긴 백복인 현사장(위)은 검찰의 이번 수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 대표 김모씨와 전 대표 박모씨 등 3명을 10일 구속했다.

검찰은 J사에서 1억여원의 금품·접대를 받은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국내 광고대행사인 A사 대표 권모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5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J사의 현 대표 김씨와 전 대표 박씨는 광고주에 대금을 과다 청구하거나 하청업체와의 거래단가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1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박씨는 광고 납품계약 등을 대가로 하청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또 국내 광고대행사 A사에 근무하는 권씨가 비슷한 방법으로 약 30억원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대행사인 J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업체가 KT&G 외에 더 있는지도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KT&G의 브랜드 광고를 맡은 A사는 J사에 대기업 계열 주요 광고주를 소개하고 공생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져 A사에 대한 자금추적에 수사력이 집중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J사와 A사가 비자금을 활용해 KT&G 등 여러 광고주 관계자에게 금품을 상납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KT&G의 백복인(51) 현 사장이 2011년 마케팅본부장을 할 당시 산하 브랜드팀 직원으로 일했던 김 팀장은 J사와 광고업무 일을 처리했던 것으로 알려져 금품상납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J사가 횡령한 회사자금의 사용처를 쫓는 일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부터 김 팀장 등이 J사와 광고업무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사실을 포착하고 KT&G 서울 본사와 J사  등 관련업체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왔다.

KT&G의 민영진 전 사장이 구속될 때 한차례의 위기?를 넘긴 백복인 현 사장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진행형인  KT&G의 흑역사를 언제, 누가 멈추게 할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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