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19시간 소환조사…혐의는 부인

▲ 검찰은 24일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백복인 KT&G 사장을 소환해 약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전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였던 KT&G 민영진(58) 전 사장은 재임 시절 저질렀던 수많은 비리 의혹 중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 뒤를 이어 취임한 민 전 사장의 측근이던 백복인(51) 현 KT&G 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갔다.

이로써 KT&G 전현직 사장이 모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KT&G는 검찰수사 착수 8개월 만에 민 전 사장이 구속 기소된 데 이어 백 사장까지 소환되면서 전현직 사장이 모두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백 사장을 24일 오전 10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금품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백복인 KT&G 사장은 이날 약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백 사장의 동의 하에 밤샘 조사를 한 뒤 25일 오전 5시께 귀가시켰다.

 

백 사장은 2011∼2013년 KT&G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있던 시절 외국계 광고기획사 J사, J사의 협력업체인 국내 광고기획사 A사로부터 "광고 계약을 딸 수 있게 해달라"는 등의 청탁을 받고 5000만원 상단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사장을 상대로 외국계 광고대행업체 J사 등과의 관계, 금품 수수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백 사장이 고가의 명품시계를 받았다는 진술의 사실 여부도 확인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백 사장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광고 계약은 정상적인 업무처리 범위 내에서 이뤄졌으며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명품시계도 자신이 직접 구입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백 사장 밑에서 광고 계약 실무를 맡은 마케팅본부 팀장 김모씨는 2012년 J사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접대를 받은 혐의로 이달 10일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백 사장을 상대로 2013년 KT&G의 서울 남대문 호텔 건설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이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사건 내막을 잘 아는 핵심 참고인 강모 씨를 해외로 도피시킨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사장은 당시 경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검찰은 작년 민영진(구속기소) KT&G 전 사장의 금품수수 혐의 수사에서 새로운 관련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다.

검찰은 백 사장이 강 씨를 해외로 빼돌린 점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고 증인 도피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백 사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민영진(58) 전 KT&G 사장

검찰은 백 사장의 진술 내용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 등을 검토해 추가 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민영진 전 사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부하직원과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1억7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현재 재판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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