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부인과 모친 누나 신영자 등 '한편' 노선 나섰나

▲ 롯데면세점이 일본 도쿄(東京) 중심가인 긴자에 대규모 면세점을 31일 열었다.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 외관.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롯데그룹이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면세점의 긴자 매장 개점행사에 신동빈(61) 그룹회장은 물론 가족들까지 총출동했다.

신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57) 여사는 물론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9) 여사가 행사장에 등장한 것이다.

신 회장의 부인과 모친이 롯데그룹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들은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콘서트에 신 회장과 동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신동빈 회장은 관객의 입장으로 콘서트장을 찾은 것인 만큼 개인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

반면 이날 개점 행사는 그가 그룹 회장으로서 참석한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부인과 모친이 동행한 것은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성년 후견인 지정을 두고 장·차남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구 편인지 모호하게 행동하던 하쓰코 여사가 이제 그룹 경영에 관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외부에 노출되는 일 자체가 극히 드물었던 마나미 여사가 이날 개점식에 나선 것에서는 그룹 회장 부인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 롯데면세점이 일본 도쿄(東京) 중심가인 긴자에 대규모 면세점을 31일 열었다. 롯데면세점은 급증하는 일본 내 중국인 여행객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매장에서 행사 관계자가 개점식을 준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74) 롯데복지재단이사장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때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편에 섰던 것으로 여겨졌던 신영자 이사장은 이로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62) 전 부회장이 아닌 신동빈 회장 측에 서겠다는 의지를 더 명확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로 안내해 신동빈 회장 등을 이사직에서 해임할 때 신영자 이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휠체어를 끌고 동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신영자 이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롯데월드타워 상량식(대들보를 올리는 행사) 때 신격호 총괄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신동빈 회장과 함께 자리를 지켜 노선을 변경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신영자 이사장은 지난 24일에는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신동빈 회장과 롯데월드몰 콘서트장에 자리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행사에 이들을 참석시켜 가족들이 자신의 손을 들어줬다는 인상을 부각한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당초 이날 개점식에 참석할 예정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직접 참가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바뀐 것은 일본 내 롯데홀딩스 임직원을 의식한 선택으로도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내 사업에 관한 자신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일본 롯데홀딩스 내부를 점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달 28일 일본으로 건너와 나흘째 머물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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