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과 실적 최악에 법인세 탈루 등1228억원의 세금 추징 삼중고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노사 갈등과 사상 최악의 적자에 허덕이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그룹이 잇단 세무조사로 국세청으로부터 1228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았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선 수주가 반토막 난 상태에서 세금 문제까지 겹쳐 삼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과세액이 과도하다며 국세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각각 1200억원과 28억여억원의 세금 추징 통보를 받았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광주지방국세청으로부터 정기 세무 조사를 받아 최근 28억3500만원을 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현대삼호중공업은 심판 청구 등 불복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규모의 과세라는 게 현대중공업의 입장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는 지난해 4월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정기 세무 조사를 받았고 최근 1200억원의 추징 통보가 왔다. 현대상호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모두 법인세 탈루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가 최악의 불황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가운데 1200억원의 세금 추징은 심하다는 판단 아래 최근 일부 추징 세금만 내고 과세전 적부심사와 더불어 조세 심판을 청구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 정기 세무 조사가 이뤄졌고 법인세 관련 추징이 최근 통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대미포조선은 세무 조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처럼 세금 추징에 반발하는 이유는 조선 불황이 갈수록 심해져 올해 수주 실적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들어 2월까지 수주액이 13억1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5억5100만달러)에 비해 48.5% 급감했다.

전체 수주액 중에서 조선해양 부문의 부진은 더욱 심하다. 이들 3사는 올해 들어 2월까지 조선해양 수주액이 3억72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73.9% 줄었다.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 186억 달러의 2%에 불과하다.

이대로 가면 연말이 돼도 올해 목표액의 12%를 넘기 힘들 전망이다.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실로 2014년 3조2천여억원의 적자를 낸 뒤 지난해에도 1조5천여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진이 임금을 반납하는 등 긴축 경영을 선언했지만 최근 노조가 과도한 단체협상 요구를 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무 조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세금을 추징당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경영 악화로 벼랑 끝에 몰린 기업에 세금 폭탄까지 때리는 건 좀 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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