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한국정부와 중국 정부가 내년 10월로 다가온 양국 간 통화스와프(국가간 통화 교환)의 만기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3천600억위안(약 64조원)인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도 논의하기로 했다.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차 바하마를 방문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지는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양국 간 통화를 교환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한·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1천800억위안 규모로 처음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2011년 11월엔 스와프 규모를 3천600억위안으로 확대했다.

두 차례 연장을 통해 만기가 18개월 정도 남았지만 양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파른 엔화 가치 상승으로 한층 커진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 연장에 일찌감치 합의했다.

두 나라는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논의도 이른 시일 내에 시작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와 저우 행장은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만나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논의를 처음 공식화했고,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올해 상반기 개설에도 합의했다.

이번 면담에서 유 부총리는 한국계 은행도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시장조성자로 선정해달라고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시장조성자 은행은 장중 계속해서 원화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을 형성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 대신 서울에 개설된 원·위안화시장 시장조성자의 경우 위안화 부채에 대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등 혜택을 받는다.

유 부총리와 저우 총재는 실물경제를 넘어 통화·금융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