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경쟁 논란 추가 허용 개수 최대 관심사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정부가 관광활성화 등을 위해 3~4곳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져 유통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면세점 업계는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정부 발표를 앞두고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올해 들어 매출이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신규 면세점이 추가되도 출혈경쟁 보다는 시장 확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28일 혹은 29일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업체 수와 선정 절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력한 후보로는 롯데와 SK, 현대백화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내 면세점 3곳 이상 추가 유력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는 최근 유통업계 최대의 관심사이자 논란거리였다.

정부가 지난달 현재 5년인 면세점 특허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특허가 만료돼도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자동 갱신을 허용하는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최대 쟁점인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은 이달로 미룬 바 있다.

관광 경쟁력 제고를 위한 면세점 추가 방안이 거론되자 면세점 특허를 노리는 업체 측과 과잉 경쟁을 우려하는 신규 면세점 측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렸다.

시내면세점 추가를 둘러싼 치열한 찬반 논란에 결정을 보류했던 당국은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신규 설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몇개의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할 것인가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2군데 이상 신규 면세점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2곳만 허용하게 되면 1순위는 지난해 사업권을 상실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등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3군데 이상일 경우 롯데, SK, 현대백화점 외에 이랜드 등 몇 개 업체가 신규 특허에 도전할 지도 관심사이다.

한화갤러리아, HDC신라면세점, 두산, 신세계, 에스엠 등 서울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시내 면세점 신설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면세점 매출은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1123만명, 매출액은 22억7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각각 약 14%, 11% 증가한 수치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인기 등에 힘입어 한류 열풍이 다시 거세지고 있는 점, 지난달 중국 아오란 그룹 임직원 6천명이 다녀가는 등 대규모 단체 관광객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면세점 추가 요인으로 고려되고 있다.

최근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연쇄 지진으로 국내 면세점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매력을 느껴 일본을 선호하던 중국인 여행객이 지진으로 일본을 기피할 수 있다"며 "상반기 그랜드 오픈을 준비하는 면세점 등 국내 업계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의 면세점사업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소비를 끌어오기 위해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등 19개 지역 공항에 입국 면세점을 설치하고 입국면세점서 구매 시 물품반입 상한액을 올려주기로 했다.

일본도 중국에 이어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 설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SK·현대백화점 참여 확실시
문제는 면세점 추가 허용 개수다. 3군데 이상 신규 면세점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정업체 봐주기용'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있고, 규제 완화를 통해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를 살리려면 면세점의 문호를 충분히 열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3군데 이상 신규 면세점 특허가 발급될 경우 1순위는 지난해 사업권을 상실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다.

두 곳 모두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을 가진 기존 사업자로, 지역적으로도 기존 면세점들과 분산돼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월드타워점은 6월, 워커힐점은 다음 달 폐점 예정이이서 두 업체 모두 이번에 다시 기회를 얻는다 해도 한동안 영업중단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시설과 인력 등을 활용해 다시 면세점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다른 후보는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차 면세점 유치전'에 나섰다가 실패했지만, 최근 특허 추가 발급이 거론되자 시장 진입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현대백화점은 사업권을 따내면 무역센터점 공간을 조정해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유치전에서 현대백화점과 함께 고배를 마셨던 이랜드 등도 잠재적인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면세점 업계에서는 정부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사활이 판가름 날 입장이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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