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체 '2M' 가입, 한진해운 팔수 있는 자산 모두 내놔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23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인 ‘2M’에 가입했다. 이로써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돼 현대상선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한진해운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처분 가능한 자산을 모두 내다팔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1조원 규모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한진그룹에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해 4000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나머지 부족자금은 채권단이 지원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거부당했다. 

2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정상화 작업을 위한 부족자금에 대한 채권단의 도움요청과 관련해 "지원이 없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현대상선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 없이 정상화될 단초를 보이고 있다"며 "한진해운도 많은 자구노력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원칙은 지원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원칙이 무너지면 다음 회사도 지원을 원하게 되고, 국민 혈세의 누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현대상선이 23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가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용선료 협상, 회사채 채무재조정, 해운동맹체 가입 등 자율협약 이행의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게 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내년까지 1조원 가량의 자금 부족분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내놓고 있다.

24일 한진해운은 칭다오, 다롄, 상하이 등 3곳에 있는 중국 물류법인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각각 95억원, 27억원, 89억원이다.

처분 예정인 6월 30일 이내 매각이 원만히 진행됐을때 210억원 가량의 자금확보가 가능해진다.

또 600억원 규모의 동남아 항로 운영권도 매각키로 했다.

24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한진에 매각한다. (주)한진은 육해공 물류그룹인 한진그룹에서 육상운송을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다.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돼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자금난에 처한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나온 지원안이다.

이는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조건부 채권단 자율협약 돌입 당시 제출한 4112억원 규모의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자구안이다. 

양사는 이날 이사회를 각각 열어 항로 운영권 매매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이 앞서 이행한 상표권, 사옥과 벌크선 매각 등을 포함해 실행한 자구안 실적은 모두 1756억원으로 불어났다. 

자구안에 미포함됐던 도쿄 사옥 일부 매각으로 83억원도 확보했다. 

한진해운이 이번 항로 운영권 매매가 이행되면 자율협약 돌입 이후 내다판 자산은 모두 2439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때 산업 발전의 주역이던 조선업이 최근 불어닥친 불황과 유동성 부족, 수주절벽 등 겹겹이 싸인 악재로 조선업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미 수만명의 근로자가 '어쩔 수 없는 희생양'이 되어 길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의 자구책 노력이 조선업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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