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 803호' 영국 자치령 세이셸군도 빅토리아 항 입항, 현지수사 시작

인도양에서 선상 살인이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가 24일 영국 자치령 세이셸군도 빅토리아 항에 입항하고 있다.

인도양에서 선상 살인이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가 24일 영국 자치령 세이셸군도 빅토리아 항에 입항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뒤 4일 만이다.

동해어업관리단 조업감시센터가 밝힌 항구 접안 시각은 이날 오전 4시(현지시각 23일 오후 11시)께다.

현지에 파견된 부산 해경 수사팀은 세이셸 해경 경비정 콘스탄트호(60t)의 호위를 받으며 항구에 접안한 광현 803호에 올라가 살인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B(32)씨와 C(32)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우려했던 입항 전 선상 소요사태나 피의자들의 해상탈출 시도 등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남은 선원들도 모두 무사하다고 해경은 전했다.

수사팀은 베트남 선원 2명을 현지 경찰과 협의해 유치장에 격리 조치할 예정이다. 

원양어선 '광현 803호' 선상 살인사건을 맡은 부산 해양경비안전서는 피의자들과 다른 선원들을 분리해 양 갈래로 수사하기로 했다.

수사팀은 이어 배를 몰고 온 유일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와 나머지 베트남 선원 5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8명에 대해 선내에서 참고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 B씨와 C씨는 국내로 압송해서, 한국인 항해사 이 씨와 다른 외국인 선원은 영국령 세이셸 군도의 빅토리아항에서 각각 조사하게 된다.

선상살인 사건이 발생한 광현 803호가 24일 새벽 세이셸군도 빅토리아항으로 입항하는 가운데 해경 수사팀과 현지 경찰이 기습적으로 진입한 뒤 살인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을 브릿지에서 격리한 채 감시하고 있다.

B씨 등은 피의자 신분으로, 이 씨와 다른 선원들은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조사를 받는다.

해경은 한국에서 함께 간 베트남어와 인도네이사어 통역인을 통해 선원들에게 살인사건 당시 정황과 선상에서 술을 마신 경위,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게 된다.

수사팀은 배 냉동실에 안치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 검안,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 각종 증거물 확보는 물론 살인사건이 발생한 브릿지, 기관장 선실 등 광현 803호에 대한 현장 감식도 진행한다.

해경은 부산지법이 피의자 심문용 구인영장을 발부한 만큼 세이셸에서는 가해 베트남 선원 2명에 대해 기본적인 조사만 마치고 국내 압송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사팀은 세이셸 현지에서 2∼3일 정도 머무르며 수사를 벌이고 베트남 선원 피의자 2명을 항공편으로 국내로 데려오게 된다.

선장과 기관장 시신도 검안 등 관련 절차를 마치면 바로 선사측이 국내로 운구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광현 803호에서는 20일 오전 1시 58분께 베트남 선원 2명이 만취한 상태에서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 후 항해사 이씨가 선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배를 빅토리아 항까지 약 640마일(약 1천29㎞)를 운항해 왔다.

살인혐의 베트남 선원 2명은 감금이나 포박 없이 다른 자국 선원과 함께 자율 격리하는 형태로 선실에서 생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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