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EO에 유창근,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 거론되나 부정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해 사세를 확장해온 현대상선이 40년이 지나 산업은행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1976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버려진 유조선 3척을 도입해 시작한 현대상선. 그러나 5일 신주 상장을 완료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채권단에서는 새로운 '현대상선호'를 이끌 최고경영자(CEO) 인선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늦어도 9월 초에는 새로운 사령탑이 선임돼 회생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1983년 아세아상선에서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꾼 뒤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해 사세를 키웠다.

1990년대 후반에는 부산 감만과 전남 광양, 미국 타코마항 등 국내외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우며 세계 8위 선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운임 폭락으로 위기가 찾아와 장기화하면서 구조조정 끝에 40년 만에 주인이 바뀌게 된 것이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채권단의 공동관리 아래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화된 신인도와 영업력을 회복하고 해운업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박 대형화 작업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12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이용해 초대형·고효율 선박으로 운항 선박 구조를 바꾸고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새로 가입한 2M의 회원사들과 경영 전략을 공유해 중·장기적인 사업 모델도 구상한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산은의 자회사로 계속 남아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 정상화 작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현대상선을 계속 관리해야 하는데, 해운업에 관한 전문성이 없는 채권단이 오래도록 경영을 맡을 경우 자칫 잘못하면 부실이 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된 채권단은 새로운 CEO 선임을 위해 복수의 헤드헌팅 업체에 후보군 물색을 의뢰한 상태다.

현대상선 출신 가운데 자천타천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과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이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1978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종합상사와 현대건설을 거쳐 1986년 현대상선 대표 등을 거친 해운영업 전문가다.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은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그룹과 현대캐피탈을 거쳐 2002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현대상선 사장을 지냈다.

그러나 채권단이 경영실패에 책임이 있는 내부 인사는 배제하기로 했고 이동걸 산은 회장이 "외국인까지 포함해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고 밝힌 만큼 국내에서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외국인 사령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일 "대우조선해양 사례 때문에 채권단이 적합한 CEO를 선임하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특정 인물이 유력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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