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연비과장' 과 관련해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물고 온실가스크레디트를 차감하게 된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올해보다 25% 높이겠다고 6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확정하고,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 주요 차종 경량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 3대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가솔린 엔진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규 가솔린 엔진을 개발해 기종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중형 승용차에 장착되는 누우 엔진과 소형차에 탑재되는 카파 엔진 개선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터보 엔진 개발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디젤엔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R엔진 등을 대체할 신형 엔진도 선보일 방침이다.  엔진과 함께 차량 연비 향상의 핵심 요소인 변속기 효율 개선 및 다단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변속기 기종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륜6속, 후륜8속 변속기의 전달효율도 개선하고 현재 8속이 최대인 후륜 변속기도 다단화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통해 가솔린 엔진은 11∼13%, 디젤 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향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내년에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에 이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라인업도 보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0년까지 전 차급의 친환경 라인업을 확대키로 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경량화에도 집중해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올해 33∼52%에서 2018년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초고장력 강판은 차량 안전성을 증대시키면서도 차체 중량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또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 경량 소재 적용도 대폭 확대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과 경량 소재의 확대 적용으로 주요 차종 중량을 평균 5% 이상 줄여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과 관련, 현재 보유 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앞서, 정몽구 회장이 올해 상반기에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했고,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 을 중심으로 단계별 연비 향상 목표와 실행방안을 수립해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일요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로드맵 달성으로 2020년 기준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연비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연비과장'과 관련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달러(한화 1079억)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환경청(EPA)과 합의했다.


또 온실가스 규제 차원에서 적립한 온실가스크레디트 중에서 무려 2억 달러(한화 약 2160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475만점을 미국 환경청과 법무부에 의해 삭감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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