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로 이익 '특혜'...정 전 대표 수감 길어지자 올 3월 폐업신고


검찰은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강남 성형외과 의사 이모씨가 차명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7일 이씨가 지인 명의로 운영한 소규모 화장품 수출 업체 B사의 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의사인 이씨가 지인 이름을 빌려 2014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세운 회사로 주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받아 중국 등지에 수출해 마진을 챙겼다.

검찰은 이씨가 특수한 관계인 정 전 대표의 특혜성 배려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좋은 조건에 납품받아 수출해 남긴 수익금의 용처를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50억원가량으로 화장품 매입 대금을 빼면 장부상으로 연간 2억원가량의 수익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회사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확인 중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법인 명의 신용카드를 발급해 사용해왔는데 지난 6월 총 1천만원가량의 사용 대금을 제때 결제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와 특수관계인 정 전 대표의 수감 생활이 길어진 가운데 이 회사는 올해 3월 국세청에 폐업 신고를 하고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다.

평소 법원 판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구축한 이씨는 정 전 대표로부터 재판 관련 청탁 명목으로 1억원 가까이 챙긴 혐의가 드러나 15일 구속됐다.

따라서 검찰은 정 전 대표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이씨가 사실상 소유한 B사 자금이 정 전 대표의 구명 로비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B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와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고 이 회사의 명목상 사장인 K씨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압수수색으로 (이씨가) 실소유자여서 자금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수도권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와 정 전 대표를 연결해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정 전 대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로버 중고차를 시세보다 낮은 5천만원에 구입했다가 나중에 이 돈마저 돌려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6일 휴직을 신청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와 함께 베트남 여행을 함께 다녀오고 이씨를 통해 정 전 대표가 발행한 100만원권 수표 5∼6장을 부의금 조로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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