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출생 수재 차남 대학 진학앞두고 北소환 겹쳐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지난 17일 밝혀졌다


1997년 북한 미사일의 중동 판매 관련 정보를 갖고 망명한 장승길 전 이집트 주재 대사 이후 최 고위급 외교관인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달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부인, 26세인 장남과 19세 차남, 딸 등 가족이 모두 함께 온 태 공사는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태 공사의 귀순을 확인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이 탈북하게 된 주요 이유라고 전했다.

특히 차남의 명문대 진학을 앞둔 시기에 태 공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북한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이자 탈북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언제 본국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북한 외교관의 처지때문에 차남의 학업이 위기를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덴마크에서 태어난 차남은 성장기 대부분을 서구권에서 보냈기에 자식의 장래를 위해 태 공사가 탈북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리고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태 공사의 19세 차남 '금'(Kum)이 18일 레벨A(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결과가 나오면 명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태 공사의 차남은 학교에서 최고 성적인 'A*'를 받을 만큼 '수재'(brain)였다고 학교 친구들은 전했다.

한편 태 공사는 영국 내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거나 미디어에 나온 북한 이미지를 바로잡는 홍보업무를 담당해왔으며 올 여름 임기를 마치고 평양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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