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세, 상장회사 주식 1억1432만주 보유
민병두 의원 “대기업 편중, 취득과정 탈법 여부 감독 필요”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올해 미성년 주주들이 국내 상장사에서 166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총액만 1조2800억 원에 달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예탁결제원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미성년자 보유 상장회사 주식현황 및 배당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만 0~18세 미성년자 주주들은 1895개 상장회사의 주식 1억1432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주식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기준 약 1조2800억 원이었다.  

민병두 의원실에서 공개한 미성년자 주식 보유, 배당금 관련 자료

연령별로 8~13세 미성년자들이 전체 주식 총액의 42.88%에 해당하는 5491억 원의 주식을 보유해 초등학생 주식부자가 가장 많았다. 주식 배당금의 경우 총 배당금 166억 원 중 79억 원이 중·고등학생 주식부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미성년자 보유 주식을 총액 순으로 보면, 한미사이언스가 5464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GS(725억 원), 삼성전자(235억 원), 서울제약(153억 원), 보광산업(146억 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KCC(139억 원), 삼성물산(134억 원), 현대자동차(129억 원), 삼양홀딩스(127억 원), 삼성SDS(126억 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113억 원), 한미약품(99억 원), 동서(93억 원) 등 대기업이 뒤를 이었다. 

미성년자 보유 주식 총액 및 배당금 수취 상위 15개사 (단위 : 원, 민병두 의원실 제공)

배당금의 경우 22억 원을 수취한 GS의 미성년 주주들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2117억 원), 포스코(439억 원), 한국전력공사(402억 원), 삼성전자(374억 원) 순으로 확인됐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357억 원), 현대자동차(347억 원), KCC(301억 원), 두산(236억 원), SK이노베이션(227억 원), 동서(201억 원), 부광약품(188억 원) 등 대기업 미성년 주주들의 배당금도 높은 순위를 보였다. 

민 의원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직업이나 경제력으로 등급이 결정된다는 수저 계급론을 떠올리게 한다”며 “부의 대물림으로 인한 부익부빈익빈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에 미성년 주식부자가 많다는 사실을 토대로 유추해 보면 해당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미성년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소득 없는 미성년자들의 주식 취득 과정에서 불법·탈법·편법 등이 발생했는지 감독당국의 주의 깊은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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