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의원 “40% 이상 ‘인천공항종사자전형’ 선발, 최근 경쟁률 1:1 수준”
인천전형 5.52:1, 전국전형 11.85:1...“인천공항공사 2020년까지 108억 지원계획”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한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인 하늘고등학교에 인천공항공사 자녀와 공항 공무원, 대형항공사 직원 자녀들이 특혜성 입학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늘고의 최근 3년간 ‘인천공항종사자전형’ 경쟁률이 거의 1:1 수준으로, 관련 직원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실에 의하면, 하늘고는 최근 3년간 225명 정원 중 100명을 ‘인천공항종사자전형’으로 뽑았다. 부모 중 1명이 원서접수 시작일 180일 전 인천공항에 근무하고, 자녀는 인천공항 인근 지역에 주민등록이 돼 있고 해당 지역 중학교에서 2학년 1학기 시작일로부터 계속 재학하면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한 자사고인 하늘고등학교가 공사와 대형항공사 직원 자녀들을 특혜 입학시켜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표=이원욱 의원실 제공)

‘인천공항종사자전형’은 A전형과 B전형으로 구분된다. A전형은 공항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인천공항 종사자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데, 인천공항공사 직원 외에 인천공항에 파견 나온 타 부처 공무원들도 포함된다. A전형으로는 매년 80명이 선발된다. 

B전형은 인천공항종사자 자녀 중 한진그룹(대한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아시아나항공), 협력사 직원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B전형으로는 매년 20명을 선발한다. 

이원욱 의원 측은 ‘인천공항종사자전형’이 지원만 하면 입학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입학경쟁률을 보면 2014학년도 0.60:1, 2015학년도 1.05:1, 2016학년도 1.04:1이었다. 

2017학년도 전형에서는 A전형이 10명 축소돼 총 90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전체 정원(225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달한다. 

◇ 하늘고 서울대 합격자, 인천 1위...일반 경쟁률은 높아

‘인천공항종사자전형’을 통해 직원 자녀들에게 특혜 입학을 시켜주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하늘고가 서울대 합격자가 많아 일반 경쟁률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욱 의원실에 의하면, 하늘고는 인천공항공사가 600억 원을 들여 공항 근처 영종도에 세운 자사고로, 2014년 서울대 7명, 작년 15명을 합격시켰다. 특목고인 인천국제고(11명)보다 서울대 합격자가 많아 인천지역 1위를 차지했다.

매년 20명만 선발하는 ‘전국 전형’ 경쟁률은 2014학년도 3.55:1에서 2015학년도 8.90:1, 2016학년도 11.85:1로 급증했다. 

인천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인천지역 전형’은 20명을 선발한다. 2015학년도 9.05:1, 2016학년도 5.52:1을 기록했다. 

인천지역 중 공항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주민 전형’의 정원은 40명으로, 2015학년도 경쟁률 1.38:1이 2016학년도 1.98:1로 치솟았다. 

◇ “인천공항공사, 하늘고에 최근 3년간 71억 지원...대외적으로 ‘사회공헌’”

인천공항공사는 하늘고 설립 후 최근 3년간 71억 원을 지원했으며, 향후 5년간 10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욱 의원 측은 인천공항공사가 하늘교육재단을 대상으로 2014~2015년 각각 25억 원씩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1억68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최근 3년간 총 71억6800만 원을 지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총 108억 원(연간 21억6000만 원)을 하늘고에 계속 출연할 계획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2014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2년6개월 동안 총 287억3621만6533원을 사회공헌활동으로 집행했는데, 이중 24.94%가 하늘고 지원금이었다. 

이 의원은 “인천공항공사는 허브공항 명목 하에 국제항공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며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항공 독점도 모자라 전국에서 손꼽히는 자사고에 공사 자녀들이 무혈 입성하는 것은 교육도 독점하는 것이며 공항 근무 공무원들과 대형항공사 직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을 위한 엘리트 자사고를 설립한 뒤 지원하면서 사회공헌이라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특혜성 사내복지라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천공항에는 항공사와 협력사 직원들까지 4만 명이 근무하는데, 교육시설이 제대로 없어서 직원들이 거주를 잘 하려 하지 않았다”며 “하늘고는 직원 자녀들만 위한 학교도 아니고, 지역주민 사회공헌 차원에서 일반 전형이 더 많아 관계 직원 자녀는 전형의 40%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하늘고는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인천시교육청에서도 우수 학교로 인정했다”며 “인천공항 주변의 정주여건 개선과 인천시 학업 성적 향상 등을 고려할 때 공사 자녀들을 위한 특혜라는 건 과도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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