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 관련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일요경제] 최근 한국 경제가 높은 실업률과 한진해운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경제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최 씨 사태로 국정은 사실상 멈춰있다. 경제는 악화일로다. 국회에 걸려 있는 예산안과 각종 법안은 낮잠을 자고 있고, 이런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를 기록하면서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한국이 저성장 문제와 수출 부진 문제, 여기에 북한의 핵 위협까지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더 이상 지휘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가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의심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진한 경제성장률과 한진해운 파산 등 기업 리스크에 더해 정치 스캔들과 맞물려경기를 부양하고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국책연구기관장들과의 만남에서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경기와 부채, 기업구조조정 중점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4일 기획재정부 및 국책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여러 면에서 위기라고 생각한다. 위험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첫째 경기, 둘째 부채, 셋째 기업구조조정 문제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내정자는 이어 “경제가 어려워지면 취약계층이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민생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기관장들은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임 내정자의 인식에 공감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규제 완화와 재정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부 기관장들은 최근 국내 정치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겹친 상황에서 내년 경제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제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우리 경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시기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오는 7일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연다.

미국 대선(8일)을 앞두고 국제 금융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데다 국내 금융시장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 불안에 흔들리고 있어서다.

6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7일 오전 7시 30분 정부 서울청사에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주재로 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상황과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금융당국 간부뿐 아니라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생명보험협회장 등 6개 금융권역 협회장들이 참석한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국제금융센터 원장과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보험연구원장 등 연구원장들도 참석한다.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것은 그만큼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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