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완성채권, 5년 동안 변제가 이뤄지지 않아 법적 상환할 의무 없어”
산와머니 167억 죽은채권 양도 예정, SBI저축은행 2조700억 소각 약속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소멸시효완성채권은 5년 동안 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채권으로 법적으로 상환할 의무가 없지만 추심업체들은 끊임없이 이 채권을 살려 추심을 지속해왔다."

러시앤캐시의 죽은채권 3174억원을 소각하는 행사가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 앞마당에서 ‘죽은채권 3174억 소각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 의원을 비롯해 김상희, 김병관, 민병두, 박찬대 의원의 공동주최로 직접 채권서류를 파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

이번 행사는 22일 화요일 오후 3시부터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의원들은 직접 채권서류를 파쇄했다. 채권 가치로 약 3174억(원금 471억원, 약 2만명)에 달하는 서류로, A3 종이로 약 50박스 분량을 소각하기 위해 5톤 파쇄트럭이 동원됐다.
 
제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 최윤 회장을 상대로 “러시앤캐시 이용자 중 35% 이상 고금리 대출자의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600만원이 넘고 평균 납입기간 동안 이자를 성실히 납입하면 이자액만 1000만원이 넘는다”며 “원금대비 이자가 180% 이상이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난 8월 기준 러시앤캐시에는 아직 27.9%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 고객이 전체의 약 67%로, 35%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자들은 원금 대비 평균 184%에 달하는 이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 의원의 질의에 최윤 회장은 법정금리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자에 대한 금리 인하방안과 소멸시효 완성채권에 추심이 들어가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10월18일 제윤경 의원실에 ‘서민금융지원방안’을 보내왔다. 

이 방안의 주요내용 중 하나가 바로 ‘소멸시효 완성채권 2만 건(원리금 3174억원) 시민단체에 무상 양도(탕감)’였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약속대로 러시앤캐시대부의 3174억원의 소멸시효 완성채권(죽은채권)을 주빌리은행에 22일 무상양도하기로 했다. 

제 의원 측은 채권이 5년 동안 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상환할 의무가 없지만 추심업체들은 끊임없이 추심을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앤캐시가 22일 죽은채권을 무상양도한 것을 시작으로 산와머니는 25일 약 167억 원 규모의 채권을 양도하기로 했고, 채권 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도 2조700억 원의 죽은 채권을 향후 소각하기로 약속했다.

제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한 사항이 눈에 보이는 소기의 성과로 드러난 뜻 깊은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감 지적사항만으로 약 2만명의 채무자들이 혜택을 보게 됐는데, 정부가 이러한 작업에 협조해 준다면 더 많은 채무자들이 새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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