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국민과 함께 박근혜 퇴진 목소리에 동참하고자 했으나 징계로 화답"
이마트 "배지 착용 자제해달라는 수준으로 양해 구해, 근무중 취업규칙 위반”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이마트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의미하는 ‘하야하라’ 배지를 부착한 계산원에 대해 징계를 하겠다고 압박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이마트노동조합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이마트 포항이동점에서 근무하는 계산원 A씨는 이마트 근무 중 유니폼 상의 왼쪽 가슴에 분홍색 하야하라 배지를 부착했다. 글에 따르면 이마트는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리겠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마트노조 페이스북 운영자는 “온 국민이 함께하는 박근혜 퇴진의 목소리에 동참하고자 했던 작은 실천을 징계로 화답하겠다고 하고 있다”밝혔다.

이마트노동조합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화면

이어 이마트 포항이동점의 고객센터 및 점장, 지원팀장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포항에 거주하시는 분들, 박근혜 퇴진을 외치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이 이마트 포항이동점에 항의전화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게시글은 이틀만에 500회가 넘게 공유되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댓글엔 ‘항의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 ‘이마트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등 게시글에 동조하는 주장이 주를 이룬 한편 배지를 달고 근무하도록 허용한 홈플러스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부터 ‘퇴진하라 박근혜, 재벌도 공범이다’는 문구가 적힌 박근혜 퇴진 배지달기 운동을 벌여와 인터넷 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 측에선 운동에 동참한 사원들에게 어떤 징계조치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마트 측은 징계와 관련한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징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앞으로 근무중 배지 착용을 한다 하더라도 징계를 내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배지 착용을 희망하는 사람들엔 착용을 자제해달라는 수준으로 양해를 구했다”며 “근무복 외의 것을 착용할 수 없도록 한 취업규칙 복장규정을 언급하며 배지 착용을 자제해달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산 업무시간 외 사적인 시간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은 존중한다”며 “근무중 배지달기 운동을 계속 할 경우 징계를 내리진 않고 사측 입장을 계속해서 전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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