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파동을 계기로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의 안전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세계 1위 영아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국내로 수입해 유통하고 있는 한국 피앤지(P&G) 측은 고객센터를 통해 유해물질 검출량이 기준치를 훨씬 밑돈다며 환불을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프랑스 월간지 ‘60 Million Consumers(6000만 명의 소비자)’의 보도에 따르면 조사대상 12개 기저귀 브랜드 중 10개 브랜드에서 잠재적인 발암 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매체는 조사대상 중 일부 기저귀에서 몬산토社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유해물질이 든 가장 위험한 제품으로 한국에도 유통되고 있는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를 지목했다.

아울러 문제의 기저귀들에 유해물질이 극미량 들어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영아의 경우 독성 물질에 일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국내 팸퍼스 기저귀 구매자들은 즉각 한국 피앤지 측에 환불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 피앤지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직접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도 사실 관계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뿐,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피앤지 제품 공식 판매 사이트인 ‘리빙아티스트’의 소비자상담실은 “글리포세이트 자체는 생활환경 전반에서 발견될 수 있다”며 “검출된 글리포세이트 수치는 유럽연합 기준치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상담실 측은 프랑스 저명한 소아피부과 의사인 타이브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글리포세이트는 공기나 음식에도 검출되는데, 이번에 검출된 양은 이보다도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이어 “쓰는데 문제가 없으니 믿고 사용해도 무방하다”며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은 이런 피앤지 측 입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임산부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기저귀는 쌓여 있는데 답답하고 속상하다”며 “남은 기저귀를 어찌해야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도 밤 기저귀로 팸퍼스 써볼까 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겨서 당황스럽다”며 “뭘 써야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요경제>는 한국 피앤지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고객센터를 통해 홍보실 담당자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