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중국 관영 언론의 '협박성' 보도에도 롯데는 20일 "성주 골프장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국방부에 제공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북한의 신형 중거리탄도사일(IRBM) 시험 발사 등으로 국가 안보 문제가 더 위중해진 만큼, 우리(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말을 바꾸는 등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르면 이달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롯데그룹의 대대적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이 예정된 만큼, 이달 말께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 소유업체인 롯데상사의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3일 롯데상사는 이사회를 열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보름 넘게 이사회가 속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데다 대신 받는 토지의 가치나 사업성 등을 검토하고 서류로 정리하는데 실무적으로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라며 "일부러 시간을 끌거나 망설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사드 부지 제공을 논의 중인 롯데그룹을 상대로 보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롯데그룹주들이 20일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제과는 전 거래일보다 3.34% 떨어진 2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케미칼(-3.82%), 롯데정밀화학(-1.10%), 롯데쇼핑(-1.05%), 롯데칠성(-0.80%), 롯데푸드(-0.32%) 등 다른 롯데그룹주들도 죄다 내렸다.

중국 관영매체가 롯데 측에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하며 압박 수위를 강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전날 논평을 통해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위협이 되며 롯데그룹 경영진은 사드 부지로 골프장을 제공할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롯데가 부지 제공에 동의하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롯데는 중국인들을 해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롯데그룹이 중국 선양(瀋陽)에 짓는 '롯데월드 선양'의 공사가 최근 잠정 중단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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