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예정자들, “누전과 화재의 위험이 있는 사람이 못사는 아파트” 반발
대림 측 "입주자 대표와 협의해 사용승인 철회, 입주자들이 원할 때 다시 입주"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대림산업이 시공한 한 아파트단지가 입주도 하기전에 부실시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웰빙타운'이라는 명목에 걸맞지 않게 중대한 하자가 속출하자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결국 수원시는 수원 광교지구 내 'e편한세상 테라스광교'의 사용승인신청을 취하시켰다.

입주를 보름가량 남기고 누수, 테라스 난간 미설치 등의 하자가 있는 미완성 아파트를 공개해 입주 예정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한편 해당 아파트에 대한 허위 감리완료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감리업체도 고발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를 지키지 못하고 입주자 사전검검에서 허점투성이의 아파트를 공개한 대림산업은 뒤늦게 추가 보수공사에 나섰지만 공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편한세상 테라스광교 조감도.

수원시 관계자는 6일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진정되고 있지 않다”며 “공정률도 공정률이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대림산업이 추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마감 완성도나 품질 면에서는 입주 예정자들의 기대치를 따라잡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수원시 측은 대림건설과 감리업체 측 의견을 종합해 보수 공사가 3월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e편한 세상 테라스 광교'는 광교신도시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테라스형 아파트여서 청약 개시 나흘만에 100% 계약이 성사될 만큼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그러나 입주 예정일인 지난달 28일을 보름가량 앞두고 진행된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해당 아파트는 누수, 테라스 난간 미설치 등 한참 더 공사가 필요한 상태로 공개돼 입주 예정자들의 공분을 산 것.

또한 소방호수와 전기배선이 칸막이 없이 설치돼 누전과 화재의 위험이 있는 채로 공개돼 건축법 위반 주장까지 제기됐다.

한 입주 예정자는 “누전과 화재의 위험이 있는 건물은 명백히 건축법을 위반한 건물”이라며 “테라스 난간을 설치하지 않고, 난간을 케이블 타이로 고정해 놓아 사람이 살 수 없는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안전사고의 위험 외에도 대림산업이 입주 예정일을 제때 맞추지 못해 갖은 혼선이 발생했다.

입주 예정자 중에는 자녀들의 개학 전에 전입신고를 완료해야 하거나 주택매매를 이미 마쳐 거처를 잃은 사람도 있었다.

수원시 측은 이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입주자들에 한해 임시 사용승인 처리를 한 상태다.

대림산업 측은 부실공사와 관련해 일정이 촉박해 공기를 맞추지 못했다며 입주자들이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추가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림건설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입주자 대표와 협의해 기존의 사용승인을 철회하고 입주자들이 원할 때 다시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편 대림건설과 해당 아파트의 감리를 맡은 업체인 WSP/Parsons Brinckerhoff(이하 WSP)는 허위 감리완료보고서 작성한 혐의로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고발당할 위기에 처해졌다.

앞서 대림건설은 지난달 7일 허위 감리완료보고서를 가지고 수원시에 e편한 세상 테라스 광교에 대한 사용승인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진행한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일주일 만인 13일에 반려를 요청했다.

감리완료보고서 작성 당시 WSP 측은 대림산업 측에 공사를 완료할 것을 지시했지만 17일까지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확약서를 보내며 감리완료보고서에 도장을 찍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림건설 관계자도 미시공 상태에서 WSP측에 감리완료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요청한 사실에 대해 시인했다.

이에 지난달 21일 입주예정자 80여명은 수원시청 맞은편에서 대림산업과 WSP를 고발하겠다며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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