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 생중계…美언론, 차기정부 對北기조에 초점

[일요경제] CNN 등 주요외신들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10일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된 이후 AP·AFP·로이터·교도 등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현직대통령이 파면됐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 등도 긴급 알림으로 서울발 긴급뉴스를 전했다.

CNN은 'PARK OUT(박근혜 대통령 파면)'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식을 홈페이지 전면에 올렸다.

영국 BBC, 중국 CCTV, 일본 NHK 등 주요 해외방송사들도 정규 뉴스를 끊고 긴급뉴스로 박 대통령 탄핵 소식을 다뤘다.

일부 해외 방송사들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과정을 동시통역으로 생중계하기도 했고, 헌재 결정이 나오자 곧바로 특보 체제로 전환해 서울주재 특파원을 수시로 연결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외신 취재진들은 이날 새벽부터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몰려 일찌감치 세계적인 관심을 반영했다.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독재자(dictator)의 딸'이었다는 데 주목하며 박 대통령의 극적인 몰락을 조명했다.

NYT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이면서 냉전시대 군부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 기득권의 아이콘이었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기막힌 몰락(stunning fall)"이라며 "2012년 대선에서 아버지에 대한 보수의 향수 속에 승리한 독재자의 딸이 스캔들 속에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헌재 판결이 "한국을 역사적 시점"에 놓이게 했다며 "많은 이들이 이번 판결이 뇌물과 정실인사로 오염된 나라의 개혁 조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 언론들은 이번 탄핵이 북한의 잇단 도발과 맞물린 긴장국면 속에 이뤄진 점에 주목하면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관심을 보였다.

NYT는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워싱턴의 대북 강경노선에 보조를 맞춰왔다"면서 탄핵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는 야당으로 권력이 쏠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도 5월 대선에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더욱 회의적이고 북한과 중국에 더 동조적인 지도자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 경제전문매체들은 이번 탄핵 결정이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기도 했다.

NHK와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은 탄핵 과정을 동시통역으로 생중계하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탄핵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중국 매체들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생방송 회견을 중단하면서까지 박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집중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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