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잡음’ 이원우 전 대표, 사퇴 후 총괄사장 거쳐 상근고문 선임

노병용 전 롯데물산 대표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운영사인 롯데물산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실형을 선고받은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으로 위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지난 1일 이원우 전 롯데물산 대표의 후임으로 2015년 1월 선임됐다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구속된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표는 2004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0년 2월 롯데마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는데, 1995년 최초 사망자가 발생해 1000여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옥시와 세퓨 등 가습기살균제의 유통 책임으로 구속됐다.

작년 6월 10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노병용 전 대표를 구속했는데, 검찰은 노 전 대표가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04~2007년 출시한 유통사 자체 브랜드 PB(Private Brand)와 이즐렉 가습기살균제로 소비자 수십 명의 폐손상 사망 등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어 올해 1월 6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노 전 대표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다. 금고는 징역형보다는 낮은 자유형으로, 징역은 교도소 복역 중 노역이 의무이지만 금고는 노역을 하지 않지만 신청하면 할 수 있다. 

1969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1976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노 전 대표는 1979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1994년 롯데백화점 기획부문 이사, 199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 점장, 2003년 롯데쇼핑 수도권판매본부장과 롯데미도파 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친 ‘40년 롯데맨’ 노 전 대표는 사장단 최고참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며 롯데물산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의 혼란을 수습하는 등 그룹 내 중추적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롯데월드타워는 인근 서울공항 등 인허가 문제와 안전성 논란, 관계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롯데건설의 갈등 문제가 있었고, 노 전 대표는 여러 계열사로 분산됐던 롯데월드타워의 의사결정구조를 롯데물산 중심으로 단순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물산은 이달 1일 롯데월드타워 잡음으로 사퇴했던 이원우 전 대표를 상근고문으로 위촉했는데, 이 전 대표는 2014년 말 롯데물산 대표직을 사퇴한 후 2015년 초부터 작년 말까지 총괄사장을 역임하면서 대내외활동만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요경제>는 구속 상태인 노 전 대표의 고문 선임과 관련해 롯데물산 측에 입장을 문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바로 끊어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