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하수은 기자] 중국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판매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4월 판매 실적(내수+해외)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7%, 13.2% 급감했다. 판매량은 각각 36만4225대와 20만9832대다.

현대차는 내수(6만361대)에서 작년보다 1.5% 증가하며 선전했지만 해외 시장(30만3864대)에서 전년보다 13.9%나 감소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작년 1월 14.2%의 감소율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아차는 내수(4만3515대, 전년 동기 대비 10.3%↓)와 해외 시장(16만6317대, 13.9%↓)에서 모두 부진했다. 특히 해외 시장 판매에서는 작년 4월 전년대비 15.8% 감소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실적이 4월 이처럼 부진한 데는 중국 시장 판매량 감소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중국에서 7만2천32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52.2%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글로벌(내수+해외) 판매량의 23.5%, 21.5%에 해당하는 114만2016대, 65만6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도 악전고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4월 한 달 간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6만1651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2213대보다 0.9% 감소한 수치다.

럭셔리 독자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까지 합쳐야 1.3% 증가한 셈이 된다.

다만 현대차의 주력 브랜드인 쏘나타 판매가 올 들어 처음으로 호조를 보였다. 쏘나타의 4월 판매량은 모두 1만6294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났다. 지난 3월 판매량 1만5357대보다도 6.1% 증가했다.

싼타페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투싼의 4월 판매량도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6%, 32.6%, 28.9% 증가해 효자 노릇을 했다.

반면 기아차는 좀처럼 부진을 씻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모두 5만3358대로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6508대보다 5.6% 하락한 것이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포르테(한국명 K-3) 판매량이 0.07% 증가한 것을 빼고 전 차종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떨어져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1∼4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보다 밑돌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제외)는 1∼4월 누적 판매량이 22만52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기아차는 18만1088대로 10.7% 각각 감소했다.

한편 현대차로서는 내수에서 신형 그랜저가 5개월 연속 1만대 돌파에 성공한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쏘나타와 아반떼는 각각 9127대와 8265대가 팔렸다.

내수 승용차 판매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전년보다 35.8% 증가한 3만1981대의 실적을 올렸다.

기아차의 4월 내수 판매 부진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7, 모하비, 니로 신차 출시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막바지 판매 집중 등 호재로 작년 4월에는 2015년 대비 12.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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