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하나은행 본점 앞 기자회견, 임금체불·부당노동행위 지적
금융노조 위원장 “하나은행 고위임원, 박근혜·최순실 국정논단 부역...금융권 적폐청산 1호”

22일 금융노조의 하나은행 본점 앞 기자회견 모습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금융권 인맥으로 분류되는 ‘경금회’가 부상하고 있지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노동조합 반발 등으로 내우외환이다.

‘경금회’는 문 대통령이 졸업한 경남고, 경희대 출신을 일컫는 말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서강대 출신들이 주목받아 ‘서금회’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대표적인 금융권 ‘경금회’ 인사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 등이 꼽힌다.

하지만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서울시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나은행의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금융노조 측에 의하면 사측은 최근 옛 외환은행 임금 중 5월 가정의 달, 근로자의 날 보로금 약 10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측은 ‘작년 12월 말 옛 노조 집행부와 복리후생제도를 하나은행으로 통일하기로 합의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KEB하나은행지부는 ‘작년 12월은 옛 외환은행지부와 옛 하나은행지부가 통합을 결정하고 청산된 후로 존재하지 않는 노조와 합의서를 체결했다는 말이냐. 합의서가 있다면 공개하라’며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KEB하나은행지부는 이달 4일 사측을 임금체불로 고발했다는 것.
 
또한 금융노조 측은 작년 9월 26일 조합원 총투표, 10월 26일 통합선거 과정에서 사측이 본부장과 지점장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게 당시 블라인드앱과 기사, 옛 노조 집행부를 통해 드러난 부당노동행위를 지적했다. 

KEB하나은행 통합노조가 출범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노조 전임자 인사발령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정태 회장과 하나은행에 드리운 큰 시름 중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 수사다. 하나은행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며, 이와 관련된 독일법인장이 귀국 후 신설 부서의 임원급으로 승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나은행 측은 해당 대출에 특혜가 없으며 절차상 문제가 없고 인사 특혜도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올해 2월 9일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2월 26일 김정태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는데,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순실 게이트와 하나은행의 핵심 연결고리라는 의혹을 받아왔던 이모 글로벌영업2본부장은 3월 9일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이와 관련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하나은행 고위 경영진와 최순실 게이트의 연관성을 다시 지적하기도 했다. 

허 위원장은 “최순실 모녀의 독일 현지 정착을 지원했던 이모 전 하나은행 독일법인장 인사와 관련해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은행장이 박 전 대통령의 청탁에 따라 하나은행 경영조직을 부당하게 변경해 이모 본부장을 승진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부역자들이 자진사퇴하기는커녕 임금 체불과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KEB하나은행 경영진을 금융권 적폐청산 1호로 지목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퇴진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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