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백만 원 벌금 물고도 정작 내부에서는 견책 수준에 그쳐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추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 이하 농축식품부) 소속 국장급 공무원 A(50) 씨가 지난 9일 새벽 0시 50분쯤 충북 청주시 오송읍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청주 흥덕경찰서 조사 결과, A 씨는 농축식품부에서 파견나간 새만금 개발청 소속 공무원으로 당시 면허 취소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36%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농축식품부 공무원들의 각종 비위행위에 대해 정작 내부 징계 수준은 솜방망이에 그쳐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농축식품부의 처벌 수위 및 조치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농축식품부의 고위공무원이 음주측정을 거부, 500만원의 벌금을 물고도 정작 내부에서는 견책 수준에 그친 것을 비롯해 2014년에도 B 사무관이 이동주차 과정에서 혈중알콜농도 0.251%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돼 벌금 700만원을 받았으나 역시 견책을 받은 수준에서 끝났다.

2015년에는 특정업체와 독점 계약하는 등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구제역 업무를 소홀히 해 농가에 경제적 피해를 입힌 고위공무원과 연구관 5명이 적발됐지만 4명은 견책, 나머지 1명은 감봉 1개월로 마무리된 바 있으며 역시 같은 해, 동료직원과 공모해 업무상 보관하던 일반 벼 부산물과 농산물 종자 등을 임의로 판매해 수억 원의 공금을 횡령한 직원 5명이 적발돼 3명이 파면(해임)되고 2명이 정직되는 사건도 있었다.

2016년 2월에는 C 주무관이 초등학교 동창생 밴드를 통해 불륜 관계로 만나오던 내연녀에게 협박과 폭행 등을 일삼았다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내연녀는 주무관의 강압을 견디다 못해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버스 운전사 가방을 절취한 절도죄는 기소유예 처분으로, 택시요금 문제로 기사를 수차례 폭행한 사건, 동료직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벌금을 받은 사건 등도 모두 견책으로 마무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캡쳐.

이와 같은 사실은 2016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시을)이 농축식품부에서 받은 임직원 징계현황을 공개하며 밝혀졌으며 2013년부터 2016년 4년 동안에 위와 같은 사건들이 벌어진 데다 이번 음주운전사건까지 더해 공직사회에 대한 엄격한 직무감찰과 처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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