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 재임 2년 9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중도하차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패한 한국 축구 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15일 머물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산책을 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했다.

[일요경제]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1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4년 9월 24일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2년 9개월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며 역대 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세웠으며, 이 기간 동안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의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줄곧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휘봉을 놓게 되는 수모를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총 27승5무7패(63득점·25실점)를 기록했다.

기록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슈틸리케 감독 경질의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극심한 부진이다.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20)에 이어 조 2위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차로 바짝 쫓기면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홈 경기에서 힘겹게 4승을 챙겼지만, 원정에서 1무3패로 맥없이 무너졌다.

여기에 최종예선 기간 내내 단순한 전술과 허술한 조직력을 보완하지 못해 거센 경질 여론에 휩싸였다.

특히 대표팀은 지난 14일 약체인 카타르와의 원정경기에서 33년 만에 2-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면서 차기 대표팀 감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늦어도 7월 중으로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긴 한국은 오는 8월 31일 이란과 홈경기를 치르고,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으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조 2위를 놓고 우즈베키스탄과 다투는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자력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할 수 있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9차전 중국 원정에서 패하고, 한국이 이란과 홈 경기에서 이기면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