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반도체 수출만 호조세…주택시장 주춤해 건설투자 부문 부진 전망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 장면.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안정적 회복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리스크의 잠재 발생 위험과 관련해 모기지금리, 달러 및 유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논의되는 리스크로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주택시장 둔화, 미국 가계 부채, 이머징 금융시장의 긴축발작 재연 가능성, 40달러 초반 수준까지 하락한 유가, 한-미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이탈 가시화 가능성 등이 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현상이 곧바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 현상을 촉발시킬 여지는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달러화 흐름과 국내 경제 펀더멘탈 등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막거나 혹은 국내로 외국인 자금을 추가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히려 달러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된다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양호한 국내 외국인 자금수급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박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하반기 리스크들은 부각되고 있지만 발생 확률은 낮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국내 경제 동향과 이슈를 통해 대응해야 할 리스크 요인을 짚어봤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소비자심리지수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8.0을 기록해 2014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긍정적인 수출을 기반으로 국내 제조업 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6월 제조업 BSI 전망은 84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이다.

이에 박 연구원은 “이와 같은 경기 개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향후 국내 수출 및 주택시장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경기를 견인해오던 수출은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레벨로 보면 국내 수출은 2014년 10월 전고점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

다만 박 연구원은 “오로지 반도체 수출만 전고점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수출 경기 호조는 반도체가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기준 국내 반도체 수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39%)이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중국의 IT(PC+노트북+스마트폰) 판매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이는 중국 내 반도체 수요가 부진함을 의미한다”며 “중국 재고 구축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IT 제품의 수요 부진은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리스크 요인이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6월 이후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박 연구원은 “3분기가 반도체 수출의 성수기"라면서 "반도체의 단가 개선효과의 소멸로 인해 반도체 물량 증가 효과가 수출 증가율 하락을 얼마나 방어해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 19일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발표한 '6.19 부동산 대책'을 살펴봤다.

6.19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은 '조정 대상지역의 추가 선정', '서울 지역 전매제한기간 강화', '맞춤형 LTV·DTI 강화',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투기과열 억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주택 구매심리에 미약하지만 비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전국 아파트 분양 세대 평균이 29.5만 세대였는데 2014년부터 추가로 공급된 물량이 많았다.

따라서 이 부분을 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는 주택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박 연구원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15년 대비 많이 증가한 점도 주택시장에 비우호적이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5월 국내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하는 등 지속해서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원은 “2014년부터 주택시장의 호조는 국내 건설투자 부문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며 “하지만 주택시장의 호조세가 하반기 들어 주춤할 가능성이 크기에 이전보다는 주택시장이 국내 건설투자 부문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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