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미래에셋대우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디지털금융법인 설립...인터넷은행은 아냐”
“미래에셋대우 주가에 호재, 네이버 외부 투자‧지분율 방어 긍정적”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공동 추진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각사의 자사주 5000억 원씩을 상호 매입한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자기자본 기준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디지털금융 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추진함에 따라, 향후 디지털금융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6일 주식시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합의와 파트너십 강화, 투자 목적으로 5000억 원 규모의 네이버 자사주를 매입해 상당기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종가 기준 각각 5000억 원 규모로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 4739만3364주(지분율 7.11%),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주식 56만3063주(지분율 1.71%)를 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진행한다고 공시한 것. 

이에 대해 27일 NH투자증권 원재웅, 안재민 연구원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5000억 원을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가 상호 취득해 디지털금융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AI 등 기술과 금융 콘텐츠 결합을 통한 서비스를 공동 추진할 계획이지만 인터넷뱅킹 설립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번 자사주 상호 매입이 미래에셋대우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초대형 IB 8조원을 맞추기 위해 아직 1조원이 부족하지만 자사주 활용 방식으로 추가적인 유상증자 가능성을 낮췄고 네이버와의 협업 시너지 기대감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경우 기존 보유 12.6%의 자사주 중 1.7%를 활용해 미래에셋대우 지분 7.1%를 확보한 것으로, 네이버의 대주주인 이해진 창업자의 지분이 4.6%로 자사주 활용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감안할 때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자사주 활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래에셋대우와의 자사주 상호 매입 등 외부 투자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지분율 방어에 나설 수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오대식 연구원은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네이버는 금융, 경제정보 등 전문 콘텐츠를 강화하고 AI 기술과 금융콘텐츠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할 전망”이라며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유럽, 미국을 비롯한 중국, 홍콩, 동남아 지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으며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지난 26일 네이버는 48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시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오는 2020년까지 구축하겠다고 공시했는데, 미래 IT 수요 데이터 증가를 고려한 대용량 IDC(Internet Data Center) 구축으로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통해 IT 인프라를 확보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26일 네이버 박상진 CFO는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증권사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막대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미국,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세계 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다양한 영역의 협업을 위한 최상의 파트너”라며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와 긴밀하게 협의하며 AI 등 기술과 금융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보이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며 주주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김대환 경영혁신부문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눈앞에 와있는 지금 네이버와의 확고한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과 IT기술을 융합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양사의 이번 협력이 금융 소비자와 투자자, 관련업계 모두에게 긍정적 기회가 되고 벤처창업의 춤추는 토대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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