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정상 간 관계 형성에 의의…G20 이후 보고서가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장면.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지난달 29~30일 양일간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구체적인 결과물은 없었으나 두 정상 간의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시장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태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의 중점 의제를 ‘대북정책’ ‘사드’ ‘한미 FTA 재협상’ 세 가지로 압축했다. 

설 연구원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미 정상은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로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를 통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을 강조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압박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미 양측에서 대북정책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두 나라가 엇박자를 내던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설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을 "한미동맹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독자적인 방위역량 증진 의지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관련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재협상을 요구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한 언급을 자제했다.

설 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전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미 FTA의 불합리함을 강조하며 공정한 무역관계 형성의 필요성을 거듭 반복해서 말해왔다.

이에 설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의 대미무역흑자를 근거로 한국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장벽, 철강 덤핑수출 등과 관련하여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무역 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시저 대표가 "한미 FTA 협상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탈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보면 한미 FTA 재협상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설 연구원은 “사드 배치 및 한미 FTA 관련해서는 7월 초에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서 조금 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설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전하고 그것에 대해 준비할 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도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안건별로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이벤트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중국단둥은행을 북한의 군사프로그램 관련 기업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 미 금융기관과의 직간접 거래를 제한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이 중국을 통한 문제해결에서 직접적인 대북압력 강화라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상회담이 가지는 한계로 인해 구체적인 결과가 없으므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는 게 설 연구원의 판단이다.

다만 설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수립 이후 반미 정서확산 등에 대한 우려는 이번 한미동맹 강화로 일정 부분 완화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5월에 발표한 통상교섭 합의문을 통해 실리를 추구했듯 한미관계에서도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 연구원은 보고 있다.

이를 종합해 설 연구원은 "G20 회담을 전후하여 발표될 '철강수입이 미 안보에 미치는 영향 평가보고서', '무역적자 분석보고서'의 결과에 따라 업종별 영향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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