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일본 경제 기대 이상의 흐름 유지…단기적 그레이트 로테이션 예상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일본 경제의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에서 자산 간 자금이동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경제가 기대 이상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1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하면서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GDP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대형 제조업 업황 판단지수인 단칸지수도 3분기 연속 개선됐다는 것.

박 연구원은 “2분기 단칸지수는 17로 1분기 12에 비해 5포인트가 상승했는데 2분기 수치는 14년 3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업종별로도 제조업 내에서 16개 업종 중 13개 업종의 업황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돼 경기 호조가 제조업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단칸지수뿐만 아니라 6월 제조업 PMI지수 확정치가 52.4로 5월 53.1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연속 확장세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PMI지수는 구매자관리지수로 제조업의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다. 통상 50 이상이면 경기의 확장을 뜻한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박 연구원에 따르면 소비 경기도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43.3으로 5월의 43.6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소비심리가 반영돼 6월 자동차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해 두 자릿수 증가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이에 박 연구원은 “낮은 실업률, 인력난을 보여주는 구인구직비율에서 보듯 일본 고용시장의 개선세가 소비심리는 물론 소비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경기의 확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하반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일본은행이 현재의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밝히고 있지만 경기의 확장세와 함께 물가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의 주장이지만 올해 말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 금리 타겟팅을 현재의 제로(0%)에서 상향 조정하는 것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물가 흐름 등의 변수가 잔존하고 있지만 현재의 경기 기조가 유지된다면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즉 양적완화 축소가 하반기 중 금융시장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의 축소 시그널이 하반기 중에 가시화되면 글로벌 금리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이미 미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보유 자산 축소에 대한 계획을 언급한 데 이어 드라기 ECB 총재가 조기 양적완화를 시사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해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주요 중앙은행이 동시적 긴축 시그널을 보내면서 소위 저금리 자금(Easy Money)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 분위기는 글로벌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레이트 로테이션 현상을 우려하기엔 시기상조이나 단기적인 관점에서 그레이트 로테이션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의 동반 회복세 및 달러화 약세 현상이 단기적으로 그레이트 로테이션 현상을 촉발할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경기회복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고 미국 등 주요국 물가압력도 약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글로벌 국채금리가 추세적 상승을 예상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어 결과적으로 그레이트 로테이션 현상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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