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산업부 앞 집회 “공기업 투명‧책임경영 훼손, 분명한 책임‧처벌 뒤따라야”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한국석유공사 노동조합은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함께 김정래 사장 퇴출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상급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에 김 사장의 즉각 경질을 요구했다.

12일 석유공사 노조는 세종특별자치시 산업부 앞에서 박해철 공공노조 위원장과 석유공사 노조 조합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게이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낙하산 사장의 경영농단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후 공공부문 노조가 처음 진행한 대규모 연대집회로, 최근 석유공사 노조는 공사 측이 노조의 사내게시판과 게시글 등을 무단 폐쇄‧삭제하고 접근을 막는 등 노조 탄압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에 의하면 김 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취임했으며, 현대중공업 출신으로 석유개발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 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2015년 12월 사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20여 명의 응모자 중 적격자가 없다고 무산시킨 후, 2차 공모에서 김 사장 등 2명이 지원한 결과 작년 2월 2일 취임했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현대그룹에서 근무한 인물로, 현대그룹 출신 3명, 고등학교 및 대학 동문 1명 등을 자신의 고문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12일 세종시 산업부 앞에서 진행된 석유공사 노조와 공공산업노조연맹의 결의대회 모습

이중 2명은 공사의 자체 감사 결과 부적정 처분을 받았는데, 노조는 김 사장이 올해 2월 고문 채용에 대해 감사실의 부적정 의견에도 재계약을 해 비선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조는 김 사장의 고문 4명이 석유탐사와 개발 등에 직접 근무한 경력이 없으며, 내부 감사 결과 자산 매각 등 중요 경영사항을 SNS 등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지시하는 밀실경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부실한 해외자산 인수로 빚더미에 앉은 석유공사가 남아있는 자산마저 부실하게 처분될 수 있는 위험에 빠졌다”며 “아부다비 왕세제가 초청한 F1경기 관람을 목적으로 해외출장을 가면서 하룻밤에 100만원에 달하는 호텔에 숙박하는 등 취임 1년여 만에 해외출장비로 1억 5000만원을 지출해 모럴헤저드가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전 직원이 총 연봉의 10%를 반납할 때 김 사장은 1원도 반납하지 않아 CEO 자질이 없음이 드러났다”며 “공기업으로 지켜야할 투명‧책임 경영을 훼손하는 것으로 분명한 책임과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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