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서비스의 신사업 영업중단과 관련해 피해 중소업체들에 대한 '갑질'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요경제>취재 결과 SK네트웍스서비스와 모회사인 SK네트웍스는 거짓말과 사실 은폐·축소로 일관하고 있어 대기업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피해업체 키프트와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일요경제>취재 결과 정식 계약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회사로부터 신사업에 대해 정기 보고를 받고 고강도 감사까지 진행한 모기업 SK네트웍스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 SK네트웍스서비스, 피해업체와 ‘계약사실 부인’ 진실은

SK네트웍스서비스는 일부 피해업체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경제>는 SK네트웍스서비스가 언론에 ‘거짓’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 계약 업무를 총괄하는 재무팀 유철수 과장은 “에너메이트사업은 지난 2013년 1월 공식 착수했으나 주요 사업 참가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한 상태라 신규 고객모집이 중단된 상태일 뿐 계약관계는 아직 유효하다”라면서 “다만 세이프메이트 사업은 2012년 5월에 시작했으나 키프트라는 업체와 거래내역이나 계약관계가 없어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 입장을 전해들은 피해업체 키프트 서정환 대표는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SK네트웍스서비스와 공급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며 성토했다.

서 대표는 SK네트웍스서비스와 계약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일요경제>측에 당시 물품제조공급(OEM) 계약서 사본을 보내왔다. 

서정환 대표는 “SK네트웍스서비스 법무담당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부(Risk Management)부서에서 재검토를 거쳐 계약서가 체결됐다. 내부 검토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 사실은 SK네트웍스서비스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로부터 사실이었음을 <일요경제>는 확인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 모든 계약서는 법무 역할을 담당하는 재무팀 컨펌을 받아야만 한다”며 “어떤 계약서든 재무팀이 사측 변호사에 자문을 받아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문제가 될 수 있는 문구를 수정한 후 확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계약서 조항에는 ‘갑의 귀책사유로 인해 사업을 중단할 경우 을이 투자한 비용과 손실 비용을 실비로 보전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했다. 

또한 “SK네트웍스서비스가 자체 사정으로 사업을 중단했어도 그간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 대한 손실 비용을 실비로 보전해줬기만 해도 이 정도까지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SK네트웍스서비스측은 사업 중단 이후에도 신사업에 참여한 피해업체들의 손해를 보상할 움직임이나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키프트 서정환 대표는 “SK네트웍스서비스에서 준비하는 전시회에 나와 달라는 요청했는데 전시회 장소로 이동할 차량에 기름이 없었다”며 “담당자에게 5만원을 빌려 겨우 기름을 넣었다”고 토로하면서 <일요경제>에 당시 카카오 톡 내용을 공개했다. 

서정환 대표가 이끌던 키프트는 이 사업과 관련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8억 원 가량의 손해를 입고 지난 1월 폐업 처리됐다.

SK네트웍스서비스 대해 잘 아는 관계자는 “부서에서 예산을 다 못쓰게 못했다. 가령 내년도 예산 6억원을 잡으면 3억원만 쓰고 3억은 다시 반납해주는 방식으로 최대한 경비 절감했다”며 “당시 참여업체에 개발비를 준 경우는 없었고 결국 그 비용을 피해업체들이 떠 안았다”고 했다.


◆ 신사업 부실 모기업 ‘SK네트웍스’도 알고 있었나 

또 하나의 관심은 모기업 SK네트웍스(자회사 SK네트웍스서비스 지분 86.5%를 보유)가 자회사 신사업 문제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SK네트웍스서비스 신사업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매월 정기적인 사업보고를 받아 사업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기업도 연결돼 있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SK네트웍스는 신사업 추진 당시 SK네트웍스서비스 사업담당자들에게 언론 대응 방향까지 일일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 홍보팀은 신사업 논란과 관련해 긴밀하게 움직였다. 당시 SK네트웍스 서비스 사업팀 담당자들이 경위서를 쓰고 대응방안과 반박자료 등을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홍보팀 장세찬 부장은 “SK네트웍스서비스 신사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SK네트웍스서비스의 신사업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사실이 있다. 또한 사업 추진 당시 매월 사업본부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사업보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자회사 사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SK네트웍스 입장은 SK네트웍스서비스와 ‘거짓말’ 대응 논란을 배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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