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김 위원장 대상으로 직접 공소유지 챙기러 '등판'

김상조 공정위원장.

[일요경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오늘 제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 전체의 발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직접 승용차를 운전해서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을 거치며 재벌 개혁을 강조하고 특히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를 정면 비판해온 진보적 성향의 학자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아주 큰 부담을 지고 왔다"면서 "공정위원장으로서의 증언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 증언이 이 부회장에겐 단기적으로 큰 고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지원 없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엔 "이 자리에서 대답하기 부적절하다. 법정에서 진술하겠다"면서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 재판엔 박영수 특검이 직접 '등판'했다. 장관급인 김 위원장의 지위에 따른 예우와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직접 공소유지에 나선 것이다. 박 특검이 이 부회장 재판에 나온 건 지난 4월 7일 첫 정식 재판 이후 두 번째다.

박 특검은 "어떤 걸 중점적으로 말할 생각이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단순 증인신문"이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박 특검은 특검팀의 공소유지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묻는 데 대해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증언을 두고 최씨 측 변호인이 '강압 증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공개된 법정에서 증언한 것을 강압 증언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 않으냐"며 유감을 표했다.

특검은 이날 김 위원장을 상대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물을 예정이다.

특검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