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작년 상반기 매출 기준 유업계 1위 내줘
사업 다각화 차원 ‘디저트 카페 사업’, 매일유업‧남양유업 이미 확장...“유제품 활용 집중”

송용헌 서울우유협동조합장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매출 기준 유업계 1위 자리를 내준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디저트 카페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차별화 없는 경쟁사 따라 하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측은 유제품에만 집중한다는 기존 전략 고수라고 항변한다. 

24일 유업계 등에 의하면 연결 기준 서울우유는 작년 상반기 매출 7938억 4000만원으로 8002억 6000만원을 기록한 매일유업에 64억원 정도 뒤쳐졌다. 이어 남양유업이 6136억 5000만원으로 3위에 자리했다.

지난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출발한 서울유유는 79년 동안 우리나라 유업계 매출 1위를 지켜오다가 작년 상반기 처음으로 이 자리를 매일유업에 내줬다. 

서울우유가 유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후 전체 매출 확대 등을 고려한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요구가 내부로부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4월 기공한 양주 신공장을 기반으로 한 사업 추진도 그중 하나로 꼽힌다. 

오는 2020년 완공되는 경기도 양주시 신공장은 하루 최대 1690t의 원유를 처리하고 하루 500만 개의 200㎖ 우유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우유 외에 발효유,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우유 활용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유가공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서울우유는 이달 말 디저트카페 ‘밀크홀1937’을 런칭하면서 카페 사업으로 확장할 예정인데, 업계 일각에서는 서울우유의 카페 사업이 매일유업의 ‘폴 바셋’, 남양유업의 ‘백미당’ 등 경쟁업체의 사업 다각화 전략과 닮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바리스타 폴 바셋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매일유업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폴 바셋’은 지난달 80호점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폴 바셋이 직접 내한해 커피 클래스 등을 진행하는 마케팅과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등을 함께 판매하는 전략이 유효했다는 것. 

남양유업은 2014년 디저트카페 ‘백미당’을 런칭하고 현재 30여 개로 확대했는데, 100% 유기농 원두와 우유를 사용한 커피, 아이스크림, 우유 제품 등을 판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21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우유는 흰우유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적은 없다”며 “현재 닐슨 데이터 기준 서울우유 36%, 매일유업 12%”라고 말했다.

그는 “유제품 시장 판매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디저트카페 ‘밀크홀1937’은 매출 극대화보다는 유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서”라며 “서울우유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과 달리 협동조합 형태로, 유제품 관련 시장에는 진출할 계획이 있지만 관련성이 없는 시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밀크홀1937’에 서브 메뉴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유제품을 활용한 가공식품 위주로 구성하며, 경쟁사와 달리 유제품 중심 전략으로 매출 증대보다는 국산제품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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