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중국, 6월 서프라이즈 후, 실망스런 7월 실물지표”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7월 중국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실물경제지표가 전월대비 증가율이 둔화됐다.

16일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이 밝히며 당사 추정치를 모두 하회했다고 전했다.

7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6.5%의 증가율을 기록해 블룸버그 예상치 7.1%를 하회했다. 올해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소매판매는 7월 전년동월대비 10.4%를 기록하며 예상치 10.8%를 밑돌았다.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대비 8.3%를 기록해 예상치 8.6%를 하회했을 뿐 아니라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 연구원은 “7월 중국 실물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한 원인은 중국 당국의 디레버리징 강도가 재차 강화되면서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신경제로의 산업 구조전환 꾸준히 진행 중

지표 별로 살펴보면 소매판매의 경우 석유·화학의 소매판매가 부진했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가구 및 건설 및 건자재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매판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해 지난해 10.% 증가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부진하지만 꾸준히 회복되는 추세로 풀이된다.

산업별 산업생산을 보면 화학, 자동차, 전자장비 등은 전월대비 생산이 부진했고, 전기기계, 유틸리티, 철강 등은 전월대비 생산이 증가했다.

고정자산투자는 산업별로 차이를 보이며 구경제와 신경제의 산업구조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철강과 비철금속 등 광업 부문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6.1%를 기록하며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내비친다. 반면 전자장비 및 전기기계 산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7.2%, 9.3% 증가해 IT산업 투자 증가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60%는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6.9%를 기록해 6월의 7.2%보다는 둔화됐다.

민간 제조업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9%를 기록했다. 그중 전자장비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28.9% 증가를 기록해, 전기기계·장비산업은 전년동기대비 10.8% 증가했다. 반면 비금속광물투자는 0.7% 증가하는 데 그쳐 마찬가지로 산업 구조전환의 국면이 뚜렷이 나타났다.

◇3분기 부동산 경기 둔화세 뚜렷...“유동성 조이기 완화 가능성 커져”

중국 부동산 경기의 둔화세도 가시화됐다. 염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경기를 좌우하는 부동산투자는 1~7월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하는 데 그쳐 1~6월 8.5% 증가보다 0.6%p나 둔화됐다.

염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투자가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 또한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앞으로도 부동산 투자가 점진적인 속도로 둔화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14일 발표된 인민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시중 은행들의 2분기 개인 부동산대출 평균금리는 4.69%로 2015년 12월의 4.7% 수준에 근접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이번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투기로 과열된 부동산 경기가 둔화될 조짐이다.

다만 염 연구원은 하반기 디레버리징 정책이 지속되며 부동산 경기는 완만한 둔화세를 지속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 경기의 하방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으로 확장되면서 중국의 수출 경기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 또한 당대회를 앞두고 유동성 조이기 강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5월 중국 당국이 비교적 강한 디레버리징 정책을 사용하자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바 있다. 이때 실물경기 위축우려가 커지자 인민은행은 적정 유동성을 공급하며 실물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7월 M2(광의통화) 증가율이 전년동월대비 8.2% 증가를 기록해 정부 목표치 13%를 하회하고 있고, 7월 소비자물가도 1.4%를 기록하며 목표치 2%를 크게 하회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강조 조절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염 연구원은 “7월 실물경기지표는 실망스러웠지만 이는 디레버리징의 영향”이라며 “중국 당국은 중국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 회복세 지속과 대내적으로는 인민은행의 디레버리징 강도 조절로 중국 경기는 연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