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실제 물병을 투척했는지 진술 엇갈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간의 싸움이 또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이륙을 앞두고 조종사 간에 주먹다짐이 벌어져 경찰대가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번엔 이탈리아 로마를 가는 13시간 비행중 하늘 위 비행기 조종실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자칫 싸움이 커졌다면 승객안전에 위협을 받을 아찔한 상황이어서 정부와 회사 차원에서의 강력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싸움은 비행 중 조종실 내에서 언쟁을 벌이며 물병까지 투척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이 사실이라면 생각보다 상황은 심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28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실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로마로 향하던 아시아나 비행기의 운행을 맡은 A기장과 B기장이 운행 도중 설전을 벌였다.

조종 차례가 된 B기장이 A기장에게 교대 인수인계를 요구했지만 A기장은 운항 중이라는 이유로 부기장에게 인수·인계받으라고 했고, 이에 B기장이 반발하면서 언쟁이 벌어졌다. 그러다 뒤에 있던 B기장이 앞에 있던 A기장에게 물병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로마행 비행은 13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거리 노선으로 안전상 기장 2명과 부기장 2명 등 총 4명이 조종석에 탑승해 1팀씩 교대로 운항을 책임지게 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실제 물병을 투척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장에 있던 4명의 관계자들 사이에서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물병을 떨어뜨렸는데, 무릎에 부딪혀서 앞으로 튀어나가 던진 것처럼 보였다는 진술도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실에는 각종 전자기기와 스위치 등이 가득하고 공간도 넓지 않은 편이다.

비행기 안에는 200여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다. 비행기 조종실에는 각종 전자기기와 스위치 등이 가득한데다 넓지 않은 공간에서 물병을 투척하거나 자칫 몸싸움이라도 벌어졌다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승객 안전을 고려해볼때 조종사간의 언쟁 수준으로 덮고 넘어가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이륙을 앞둔 조종사 간에 주먹다짐까지 벌어진 사태가 있었고 경찰대가 출동해서야 사건이 마무리된 이력이 있다. 당시 회사 측은 폭행 조종사에게 그대로 운행을 맡겨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진상조사를 벌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장들이 조종실 안에서 싸운다는 것은 승객과 항공기 안전을 책임져야할 기장의 기본적 의무 수행도 지키지 않은 위험한 행동"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엄중히 처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성태 의원 측은 “조종사의 위험천만한 비위행위는 비행기 운항은 물론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다”며 “철저한 징계는 물론 자체 교육 강화 등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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