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먹튀성 투기자본 차단해야” 호소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매각 공고를 내고 11월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이날 산업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각 공고를 게시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 'KDB 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총 2억1093만1209주)다.

산업은행은 매각 주관사인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를 통한 공개입찰방식으로 이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공급을 주도하는 대표 건설사다. 산업은행이 2010년 대우건설 지분 37.16%를 인수할 당시 인수가는 2조1785억원(주당 1만8000원)이었다. 산업은행은 이후 1조원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대우건설이 올해 국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매각 흥행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부실을 중심으로 빅 배스(Big Bath·부실 자산 정리)를 단행한 후 올해 강력한 턴어라운드(회생)를 진행 중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익성 높은 주택부문의 매출증가와 해외부문의 원가율 안정화가 어우러지며 올해 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에서만 3조239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하며 주택부문 연간 목표인 3조5000억원을 대부분 달성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언급된 잠재 인수 후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 등 국내외 10여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자 대우건설 노조는 먹튀성 투기자본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산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산업은행은 앞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매각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노조는 "실체가 불분명한 먹튀성 투기자본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면서 "경영능력이 없는 기업들이 몸집만 불리려는 목적으로 대우를 인수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토를 부탁한다"면서 "졸속 부실매각이 아닌, 대우건설 미래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매각이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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