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화재로 주민 20만명에 영향
벤추라 주민 40% 3만8천명 긴급 대피…약탈 우려해 야간통행금지령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이 발화 사흘째인 6일(현지시간)에도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마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진 상태에서 건조한 강풍이 불어와 소규모 산불이 여러 장소에서 발생했다.

이날까지 불에 탄 면적은 8만3000에이커(약 335㎢)로 여의도 면적의 110배가 넘는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벤추라에서 대피한 3만8000여 명과 실마 카운티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11만 명을 포함해 이번 산불로 영향을 받는 주민이 무려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대표적 부촌 중 하나인 LA 서부 벨에어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캠퍼스 근처에도 새로운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CNN 등 미 방송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안을 따라 LA를 관통하는 405번 주간 고속도로 주변에서 ‘스커볼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생해 약 250에이커(30만 평) 정도를 불태웠다.

이 산불은 벨에어‧UCLA 캠퍼스와 예술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게티센터 박물관 컴플렉스에 가까운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

하루 교통량 40만 대 이상으로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고속도로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에는 산불로 날아든 잿더미가 흩날리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북쪽 방향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캘리포니아 산불 발화 지역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도 ‘라이 파이어’라고 명명된 산불이 발화했다.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산불 2개가 발생했다.

현재 LA 주변 지역은 5만 에이커(약 200㎢)를 태운 벤추라 산불을 비롯해 LA 북부 실마 카운티 지역의 ‘크릭 파이어’ 등 대형 산불 2개와 그 밖의 지역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불 4개가 동시다발로 발화한 상태다.

벤추라 지역은 인구 10만여 명 중 거의 40%에 육박하는 3만8000여 명이 대피했다.

또 6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으며, 가옥 1000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벤추라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이는 화재 지역에서 약탈 등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벤추라 산불은 강풍을 타고 태평양에 맞닿은 해안가까지 내려왔다. 미 서부 해안을 잇는 101번 고속도로도 통행에 영향을 받고 있다.

‘크릭 파이어’로 위협을 받고 있는 실마 카운티와 샌퍼디낸드 지역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11만 명에 달한다. 실마 카운티는 4만3000 가구가 정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산불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산불 NASA 촬영 사진

캘리포니아 기상당국은 극도로 건조한 강풍인 ‘샌타애나’로 인한 산불 경보가 8일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

샌타애나는 미 서부 내륙 대분지에서 고기압이 산맥을 넘어오면서 해안 쪽으로 건조한 강풍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미 삼림국(USFS) 관계자는 “강풍은 매년 이맘때면 이 정도로 부는 경우가 많았다”며 “문제는 바짝 마른 상태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조한 식생이다”라고 말했다.

또 기상당국은 6일 오전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으나 이날 저녁과 7일 새벽 사이에 시속 100㎞의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화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 생각과 기도가 산불과 맞서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며 “믿을 수 없는 임무를 수행 중인 긴급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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