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오르면 메모리 가격도 오른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넘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는 비트코인을 통해 고등학생이 사기극을 벌이는 일도 생기고, 미성년자까지도 묻지마식 투자를 해도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해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급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이 D램 현물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메모리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중국의 수요는 현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 중국의 PC,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둔화했는데도, D램 판매량이 오르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기에 쓰이는 D램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일종의 암호문을 푸는 방식으로 '채굴'하는데, 채굴기는 이런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도록 설계된 컴퓨터다.

송 연구원은 "채굴기 제품의 D램으로는 주로 4기가바이트(GB)가 쓰이는데, PC 수요가 줄었는데도 D램 현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채굴기용 D램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화폐 채굴기용 D램 수요가 늘어난 것은, 가상화폐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과 관련이 깊다"며 "앞으로 D램 현물가격은 가상화폐 가격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원은 "가상화폐 가격이 앞으로도 상승한다면 적어도 단기적으로 채굴기용 D램 출하가 유지되면서 현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반면 가상화폐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한다면 채굴기 생산이 줄고, 이미 판매한 채굴기용 D램이 시장에 중고로 다시 출하될 수 있으므로, D램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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