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예산 38조8000억 운영권 두고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경쟁치열 예상

신한은행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연합뉴스 제공)
신한은행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연합뉴스 제공)

서울시금고를 운영해오던 우리은행이 올해 12월 31일 운영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시금고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03년 동안 시금고 운영을 도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안정적으로 또다시 시금고를 맡게 될지, 새로운 신흥 강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내로 시금고 지정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시금고 은행에 선정되면 ▲시세 등 각종 세입금 수납‧세출금 지급 ▲세입세출외현금 수납‧지급 ▲유가증권 출납‧보관 ▲유휴자금 보관‧관리 등 오는 서울시 예산‧기금을 오는 2020년까지 담당하게 된다.

또한 올해 예산 규모 38조8000억원인 서울시금고를 맡을 경우 공공기관 금고역할을 수행한데에 따른 은행의 브랜드 가치 상승뿐만아니라 시금고 선정을 통한 직원 급여통장‧신용카드‧마이너스 통장 유치 등 다양한 부가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우리, KEB하나, KB국민, 신한, NH농협 등 시중 은행들은 올해에도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신한은행의 경우 서울시금고지기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7월경 KB국민은행은 경찰청 ‘참수리대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신한은행을 제치고 선정됐다. ‘참수리대출’은 경찰청이 5년마다 대출지정 업체를 선정하며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우대해주는 상품으로 14만여명에 달하는 경찰공무원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상품이다.

대략 5조원 규모인 ‘참수리대출’ 사업을 5년간 운영해오던 신한은행으로써 사업권 선정에서 KB국민은행에게 밀려난 일은 뼈아픈 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0월 신한은행은 10년간 운영해오던 자산규모 6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공단 주거래 은행 자리도 우리은행에 내주게 된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신한은행은 입대하는 군인 90% 가량 발급받아 사용하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재선정 과정에서도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밀려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현역‧보충역 입대군인들이 징병검사 당시 만드는 체크카드로 군 복무때부터 예비군까지 10여년 간 의무 병역 기간 동안 급여통장‧전역증·병역증 등으로 사용된다.

발급 의무는 없으나 ▲군마트(PX) 할인 ▲대중교통 할인 ▲휴대폰요금할인 ▲금융수수료 면제 ▲제휴사할인 ▲각종 카드 혜택 등을 이유로 군인 90% 이상이 발급받는다. 

따라서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해당 은행은 20대 초반 군인 고객들을 선점해 10년 이상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굵직굵직한 사업에서 경쟁은행들로부터 연달아 밀려난 신한은행이 이번 서울시금고 사업자 선정에 목을 멜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용산구 구금고 입찰 관련 특혜채용 의혹, 임원급 운전기사 차명계좌 개설 강요 의혹 등으로 신한은행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작년 10월경 한 매체는 신한은행 내부고발자 4명이 지난 2016년 '용산구청장 아들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금융감독원 산하 ‘정부합동부정부패센터’에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매체는 제보자들의 말을 빌어 “2010년 7월 10년만에 재선에 성공한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같은 해 연말 2금고 운용권을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넘겨줬고, 이 과정에서 성 구청장의 아들 성씨가 신한은행에 입사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서울시 시금고와 서울지역 모든 구청 구금고 운용권을 우리은행이 운영하고 있었지만 성 구청장 당선 후 용산구청만 이때부터 신한은행으로 넘어갔다.

이에 당시 신한은행은 “금고 선정의 경우 구청장 혼자가 아닌 외부 전문 심사단이 객관적으로 판단해 결정되는 것으로 안다. 또한 구금고 관리 은행 변경 전 이미 성 구청장 아들은 입사해 근무를 하고 있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당시 용산구청은 구금고 관련 자료 전체를 비공개 자료로 분류한 뒤, 정보공개 청구에도 구금고 관련 정보는 공개를 하지 않아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갔다.

최근 공기업 등의 채용비리와 갑질 행위가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한 매체는 신한은행의 ‘현대판음서제’ 논란에 대해 다뤄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의하면 신한은행 라응찬 전 회장 아들 라모씨가 지난 1992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신한지주 자회사 신한프라이빗쿼터(PE) 이사까지 초고속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신상훈 전 사장의 자녀 입사 의혹 ▲이백순 전 행장의 자녀 근무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자녀 채용 관련 의혹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자녀 입사 의혹 ▲한동우 전 회장 아들 미국뉴욕지점 발령 의혹 등 신한은행 고위 임원 자녀들의 채용 관련 의혹을 ‘현대판음서제’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와 함께 작년 10월 SBS는 신한은행이 본부장 운전기사들에게 15시간이 넘는 근무를 강요하고 차명계좌를 만들도록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의하면 신한은행 본부장 운전기사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5시간씩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며 계약서상 휴게시간은 5시간이지만 운전기사들은 휴게시간 대부분을 차 안에서 대기하면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기준법상 대기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에 포함되지만 신한은행은 운전기사의 휴게시간을 빼앗으면서 사실상 연장 근무를 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운전기사들의 경우 규정된 시간 외에 밤늦게 또는 주말까지 초과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신한은행 내부적으로 추가수당 청구제도 자체가 없어 운전기사들이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신한은행이 운전기사 명의로 통장을 만들게 하고, 사용자가 관리하면서 명의자인 운전기사 동의 없이 통장에 입출금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현행 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금고 선정 기준 및 배점(서울시청 재무국 제공)
서울시금고 선정 기준 및 배점(서울시청 재무국 제공)

한편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시금고 입찰공고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계속 내부 논의 중이며 이달 내 아닌 다음달 중에 입찰공고를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아직 입찰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시중 어떤 은행들이 입찰에 응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입찰 요건이 따로 있는 지에 대한 문의에 대해서는 “5개 분야 18개 세부항목에 대해 국내 및 해외기관 평가를 통한 배점 기준이 있다. 해당 점수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우 어느 은행이던지 입찰 가능하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월 29일 차기 시금고 공고계획을 공고해 같은 해 3월 25일 시금고 우선지정 대상자로 우리은행을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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